껍데기 속에 감춰진 뽀얀 속살의 유혹

   
 
'참 먹기 어렵다!' 새우를 먹을 때 드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껍데기에 둘러싸인 속살을 생각하면, 쉽게 손을 놓진 못한다. 껍데기를 벗기는 귀찮음(?)도 새우 맛을 따라올 순 없는 듯하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2002년에 배부한 '한국 새우류 포스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위에 서식하는 새우의 종류만 무려 42종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는 3000여 종이라고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귀하다는 보리새우, 닭 볏 모양의 닭새우, 소금을 뿌려 담근 새우젓 등 먹는 새우 또한 다양하게 불린다. 맛 대 맛, 새우를 파는 두 집을 찾아 가봤다.

'장백왕새우'로 가는 길은 꽤 멀었다. 고성이라 해서 차를 타고 마산에서 1시간가량 걸릴 거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깊숙이 숨은 맛집을 찾아가는 느낌이었다. 마을 곳곳에 전봇대와 표지판으로 붙은 표시를 따라 논 샛길로 가는데, 고불고불 시골길의 운치가 있었다.

'장백왕새우' 양식장에 이르러 넓은 공터에 차들이 밀집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최영민 사장은 "평일은 그나마 한가하지만, 주말이면 소문을 듣고서 찾아온 이들로 붐벼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대하 양식장은 고성과 남해 두 곳에 있다고.

워낙 바쁜 탓에 술과 음료수 등은 손님이 직접(셀프) 가지고 와야 한다. 주방에서 손수 양파와 쌈장 등을 담아 가던 한 손님은 "무슨 세상에 이리 바쁜 집이 다 있노?"하고 웃으며 말했다.

장백 왕새우 - 직접 길러 '팔딱팔딱' 굽는 재미 먹는 재미 모두 그만 / 이동욱 기자
'장백왕새우'는 최 사장이 10년 가까이 양식장과 함께 운영한 곳. 널리 알려지고 하루 최대 200~300㎏, 마릿수로는 1200마리 정도를 팔고 있다. 부산 동래구 온천3동(051-503-1050)에도 같은 이름의 매장이 있다.

'장백왕새우'에서는 대하 맛에 한껏 빠질 수 있다. 5월에 알을 주입하고, 6~8월 동안 정성스레 키워 제철인 9~11월에 내놓고 있다. 새우만 먹고 부족할 때에는 컵라면을 먹을 수도 있다.

팔딱팔딱 살아있는 새우를 냄비 속에 조심스레 넣어야 한다. 한 사람이 대하를 잡고 또 한 사람은 냄비 뚜껑을 잡아 서로 도우면, 뛰는 대하를 쉽게 놓치지 않는다. 한 냄비 굽고나니 은근한 새우의 향과 음식점 바로 옆 바다 향이 뒤섞여 코끝을 스쳤다. 검은 대하가 구워지니 연분홍 빛깔로 변했다. 껍데기를 까며 먹는 재미와 고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더 필요하면 냉동 포장도 해준다.

대하 소금구이 3만 3000원(대하 40마리 정도). 고성 삼산면 장치리 장백마을 '장백왕새우'. 055-672-7722.

독도 꽃새우 - 남다른 쫄깃함과 달콤함, 회로 먹어도 구워 먹어도 별미 /이동욱 기자
독도꽃새우는 동해안 속초 앞바다 또는 울릉도 근해 등 200~300m 정도의 깊은 바닷속 산호 밭에 산다. 수중온도 2~5도로 차가운 냉수대에만 서식하는 것도 특징이다.

장유에 있는 '독도꽃새우'는 이런 꽃새우를 주로 팔고 있다. 꽃새우는 회로 먹거나 왕소금으로 구워낸다.

'독도꽃새우' 염동원 사장은 "크게 봤을 때 도화새우, 가시배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등을 통칭해 '꽃새우'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평소 먹는 새우와 달리 쫀득함과 씹히는 맛이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구포항, 속초, 포항 등에서 독도 인근을 향해 출항한 배들이 조업한 새우를 들인다고. 이를 냉각기를 쓴 수족관에서 3~4도에 맞춰 보관한다.

한판 시켜 구워봤다. 7~8분 정도 굽고, 몸집이 크기 때문에 다시 뒤집어 7~8분 정도 구워야 한다. 너른 프라이팬에 은박지를 깔고 굵은 소금을 얹고서 그 위에 새우와 달걀을 놓는다. 구우면서 향긋함이 났다. 소금이 튀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를 보고서 옆에 있던 한 손님이 "꼭 폭죽 터뜨리는 재미(?)를 느끼는 듯하다"고 말했다.

껍데기를 까서 씹어보니 끈기가 있고, 삶은 오징어를 씹는 듯 쫄깃함이 있었다. 질기지 않으면서 부드러움도 있는 듯했다.

염 사장은 "육질이 달짝지근한 맛을 내서 '단새우', 보통 회색 빛깔의 새우와 달리 살아있을 때부터 색깔이 붉고 진해 '홍새우'라는 별칭도 있다"고 전했다.

회 다음 매운탕이 따른다면, 새우 다음으로는 얼큰한 해물탕(1만 원)을 곁들일 수 있다. 아삭한 새우튀김(2만 원)은 아이들도 좋아할 만하다. 생것, 구운 것, 남은 것을 포장해갈 수 있다.

독도꽃새우 (대)5만 8000원·(중)3만 5000원. 김해 장유면 무계리 151-8(장유코아상가 건너편) '독도꽃새우'. 055-314-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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