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


지난 20일 오후 10시 통영과 진해시 해안지역에서 바닷물이 넘쳐 이 일대가 물에 잠겨 인근 상가 및 주민들이 때아닌 물난리를 겪었다.
이날 침수는 한해 중 조수가 가장 높이 들어오는 ‘백중사리’때와 태풍 ‘파북’의 영향뿐만 아니라 최근 기온이상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 여러 가지 요인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일대가 매립지역인데다 진해신항만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등 바다 매립으로 인한 해수범람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영 피해상황 = 통영시 서호동 연안여객선 터미널 주차장과 인근 도로 일대가 이날 오후 10시께부터 자정이 다되도록 바닷물에 잠겨 상가 30여곳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서호동 항남파출소 앞에서 해안도로를 전면 차단했다.
통영여객선터미널 주차장에도 바닷물이 사람의 발목까지 차올라 주차장 이용이 중단됐다.
침수피해를 입은 상가주민 김모(71)씨는 “15년전 이뤄진 서호만 매립으로 매년 해수가 범람해 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며 “행정당국이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주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 줄것”을 당부했다.
이날 이 일대 바닷물 수위는 오후 10시 10분을 기해 최고 3.15m(평균 수위 2.85m)를 보였다.
△진해 피해상황 = 같은 시각, 진해시 용원동 일대에도 바닷물이 범람해 마을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집기나 가재도구를 옮기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마을 일대가 바닷물에 잠기자 상가들은 무릎까지 차오른 상가내 물을 퍼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으며, 농협 하나로마트 직원들은 지하 매장에 있는 각종 농산물을 옮기느라 분주했다.
주민 박모(50)씨는 “매년 음력 6~7월이면 어김없이 마을이 침수되는 현상을 빚고 있으며 대개 오후 9~11시 사이에 범람이 심한데 특히 백중날에는 이 일대에 홍수가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정모(39)씨는 “바닷물에 침수돼 염분에 의한 가재도구 등의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언제까지나 대책없이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원인은 = 최근 남해안 일대에는 고조해일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는 천문과 기상현상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해수면이 상승해 해안지대 침수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특히 백중(음력 7월 15일)을 전후해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지난해에도 이 일대가 일부 침수되기도 했으나 이번처럼 광범위하게 바닷물이 차오르기는 처음이다.
이같은 침수현상의 원인은, 진해 용원일대의 경우 비교적 지형이 낮은 지역인데다 명지.녹산.용원일대의 임해공단 건설과 신항만개발공사 등으로 낙동강 하류의 둑이 막히는 등 바다매립으로 인해 밀물과 썰물이 제대로 교차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진해 용원어촌계 송병욱 계장은 “침수방지대책을 강구한다 해도 워낙 동네의 지형이 낮고 신항만공사 등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침수를 예방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며 “신항만공사가 완공되면 자연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신동수(50)교수는 “항만매립공사시 지역의 조위표와 지형을 감안해 관로를 매설해야만 해수범람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정확한 자료수집과 활용으로 이상 조위시 더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연구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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