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화<중요한 건 사랑한다는 거야>(EBS 토 오후 9시)
지난해 영화 <샤만카>에서 연인의 뇌를 먹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사회적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안드레이 졸랍스키 감독의 1975년도 작품이다. 감독의 아버지가 쓴 소설을 영화화 한 <중요한 건 사랑한다는 거야>는 1980~90년대를 통해 줄랍스키 감독의 작품세계를 특징짓게 될 분위기·주제·기술들을 굳건히 확립시켜 주었다. 사회적으로 실패한 사람들과 변변찮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다루고 있는 이 어둡고 우울한 드라마는 결국 사랑만이 유일한 구원임을 제시하고 있다. 연애담인 동시에 환상적인 심리 드라마로 재구성해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인습을 타파하려는 안드레이 줄랍스키의 지속적인 노력을 예견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작품세계의 우울함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이 영화는 불만으로 가득한 사진기사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여배우의 주위를 맴돌며 그들의 감정을 세심하게 잡아내고 있다.
줄거리: 별 볼일 없는 프리랜서 사진작가 세르베은 영화계의 스타를 꿈꾸지만 싸구려 에로영화에 출연하며 돈을 버는 불운한 여배우 나딘 슈발리에을 보고는 사랑에 빠져든다. 그녀의 애정을 얻고 싶었던 세르베는 나딘에게 여주인공의 역을 주기 위해 연극 <리처드 3세>를 제작하기로 하고 암흑가의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린다. 처음에는 그에게 차가운 반응을 보이던 나딘은 세르베의 적극적인 노력에 점차 마음을 열어가고, 결국 나딘은 남편인 작크과 세르베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