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배울게 더 많네요”


“엄마.아빠랑 함께 다니니까 불안하지 않아서 좋아요. 모르는 것은 옆에서 자세히 일러주니까 더 잘 알 수 있어요.”
“요즘은 현장 교육을 중시하잖아요. 이론만으로 교육받은 우리 세대는 실물감각이 떨어지지요. 이렇게 다녀보니까 오히려 어른들한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경남정보사회연구소가 마련한 ‘부모와 함께하는 환경견학’. 견학에 참가한 인원은 어머니와 아버지 등 어른 10여 명을 포함해 모두 120여 명.
17일 하루 동안 창원 생활폐기물 소각장과 마산에 있는 하수종말처리장. 분뇨처리장을 둘러보았다.
창원시 창곡동 쓰레기 소각장. 담당 직원이 학생들을 모아놓고 설명한다.
“쓰레기 소각장에는 하루 200t을 태우는 소각로가 2개 있어요. 하루 360t 정도 소화할 수 있는데 이미 꽉 찬 상태랍니다. 저장탱크에 모아놓은 쓰레기는 여기서 크레인으로 소각로에 집어넣습니다. 타고 남은 재는 따로 모아 처리하는데 부피가 원래의 5%로 졸아듭니다. 그러니까 쓰레기 매립장을 20배 이상 넓게 쓸 수 있는 셈입니다. 또 가스는요, 질소산화물은 요소로, 황산화물은 소석회로 걸러내고 활성탄을 거쳐 다이옥신과 중금속을 뺀 다음 밖으로 내보내지요. 침출수요. 따로 모았다가 쓰레기 태울 때 같이 태웁니다.”
질문은 아이들보다 어머니들이 더 많았다. 소각에 필요한 에너지는 어떻게 얻는지, 먼지를 막는 장치는 어떻게 돼 있는지,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 까닭 등등.
쓰레기를 태우면 시간당 약 1200kw의 전기를 얻을 수 있단다. 이것으로 소각로 가동은 물론 건물 안의 조명과 냉방까지 다 한다는 것이다. 먼지는 백필터(bag filter)라는 게 있어서 없어질 때까지 거르고 또 거른다. 거를 수 있는 것은 모조리 거르니까 밖으로 나가는 공기와 물은 기준치 이하여서 일단 안심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분리수거는 아직까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사료화 공장이 완공되지 않아 음식물과 가연성 쓰레기가 함께 태워진다. 또 재활용품 분리수거도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 알루미늄 같은 것은 소각로에서 녹아 엉겨붙어 버리기 때문에 수명을 단축시키기까지 한다.
마산시 하수종말처리장은 덕동에 있다. 공원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덕동으로 갔다. 하지만 덕동에 있는 것은 하수 처리장만이 아니었다. 분뇨처리장과 쓰레기매립장도 있는데, 통틀어 환경시설관리사업소라고 한단다.
“하수종말처리장은 현재 하루 28만t을 처리할 수 있어요. 침전과 농축을 거쳐 소화조라는 데서 30일 동안 묵혀 부피를 최대한 줄입니다. 소화조에는 공기를 싫어하는 세균들이 살고 있는데요 이것들이 쓰레기를 먹어 줄여줍니다. 여기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따로 모아 다시 연료로도 쓰지요.”
담당 계장은 자리에 함께한 10여 명 어머니들에게 재삼 당부한다. “합성세제 있죠. 세척력과 투입분량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합성세제는 화학성분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에 필요한 나머지는 분해되지도 않고 그대로 유입됩니다. 수질오염의 가장 큰 적이지요. 가실 때 방문 기념으로 합성세제보다 세척력이 뛰어난 자연산 순비누를 드릴 테니 쓰세요. 순비누를 쓰면 옷이 누렇게 변한다고들 하는데, 제대로 몰라 따뜻한 물에다 충분히 녹이지 않고 써서 그래요.”
침전조 등 하수가 제대로 다 처리되지 않은 데서는 나쁜 냄새가 풍기고 있다. 좀 더 오염 물질을 적게 내보내라는 뜻으로 안내 직원이 일부러 골라 다니는 지도 모르겠다. 분뇨가 들고나는 데는, 창원 소각장의 쓰레기 반입장 냄새하고 비슷하다. 아이들이 코를 틀어막고 얼굴을 찌푸리니 직원이 한 마디 거든다. “다 네 몸에서 나온 거야.”
봉림사회교육센터에서 일하는 김경란씨는 “아이들이야 이런 데 한 번 와서 전체 과정이 어찌 되는지 한 번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어요.” 하며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고 더 많이 배운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쓰레기와 오염 물질을 내놓는지, 환경 오염 물질을 생각 없이 마구 내놓으면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들여 처리해야 하는지, 따라서 얼마나 더 많은 세금이 그 쪽으로 쓰일 수밖에 없는지를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느끼는 자리였다.
견학 문의 마산시 환경시설관리사업소 (055) 221-0436, 창원시 생활폐기물 소각장 (055) 289-88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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