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의 재미난 상상


비가 오는 날의 재미난 상상-아빠랑 동물들은 뭘 하고 있을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 밖에 나가 놀지 못하고 집에 갇혀 있는 아이들은 무얼 하고 지낼까! <비가 오는 날에>는 엄마와 아이가 같이 하는 상상을 재미나게 나타낸 그림책이어요.
책을 꾸민 정병규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북디자이너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동화작가 이혜리씨와 함께 <비가 오는 날에>란 그림책을 처음 만들었어요. 간결하면서도 독특하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 주는 그림책이지요.
비오는 날의 모습을 단순하게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다른 색깔은 전혀 쓰지 않은 채 굵고 검은 색연필만 가지고 나타냈군요.
이어서 ‘비가 오는 날 표범은 무얼 하고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사자.나비.티라노사우루스.호랑이.용까지 계속 이어지지요. 물음이 계속되면서 아이들은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밖에 나가 놀지 못하는 대신 엄마와 주고받는 재미난 이야기로 놀이를 대신하는 거랍니다.
그러다가 문득 아직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빠를 생각하는데, 그림의 전체 분위기까지 짙은 어두운 색으로 바뀝니다. 말하자면 즐거운 상상이 아닌 걱정인 셈이죠. 걱정은 점점 더해지고, 그림도 더 어두워졌어요. 이제 그 다음 장면을 보면 그림은 더 어두워지고, 번개까지 내리치지요.
이때 아이들이 “지금 치타랑, 사자랑, 나비랑, 티라노사우루스랑, 호랑이랑, 용이랑, 아빠까지 무얼 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어요.
이처럼 걱정이 머리 꼭대기까지 타고 앉았을 때 모든 걱정을 뒤집어 주는 장면이 ‘짠’ 등장합니다. 아이들만 할 수 있는 즐거운 상상 그 자체인 것이지요. 아빠는 지금 구름 위에서 우산을 뒤집어서 배로 삼고 동물들과 함께 즐겁게 놀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한 걱정은 말끔하게 씻겨나가지 않고 배기겠어요.
3~4살만 돼도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요즘 나온 우리나라의 다른 그림책과 견줘볼 만한 좋은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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