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문화 나누며 살아요”


진해 장천항에 정박중인 둘로스호(단장 로이드 니콜라스)가 18일 오전 김병로 진해시장과 경남도 이덕영 정무부지사 등 기관단체장 및 교계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개장식을 가졌다.
이날 개장식에는 니콜라스(사진) 단장을 비롯해 35개국 350여명의 승무원들이 고유의상을 입고 주요통로에서 활짝 웃음으로 축하객들을 맞이했다.
참석자들은 개장식이 끝난 후 진해시장이 베푸는 공식환영만찬을 시내 황실뷔페에서 가졌으며 별도로 선실에서는 둘로스호 단장이 주재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니콜라스 단장은 “각국 사람들이 우정을 나누고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며 “승무원들에게는 각종 기술과 지도력을 익히고 의사소통을 통해 세계관을 넓히는데 매우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스 단장은 가장 보람있었던 일정으로 최초로 7일동안 미얀마를 방문해 그들의 집과 과수원.어장을 짓고 고아들을 돌보았던 일이라고 말하고 전쟁중이었던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해 이 곳 사람들이 승무원의 일원이 된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둘로스호는 1914년 6804t급의 화물선으로 출발, 각 나라에 양파 등의 화물을 실어나르는 일을 해 왔으나 1977년부터 수영장을 서적전시장으로 개조하는 등 용도를 바꾸고 헬라어로 ‘섬기는 자’란 뜻을 지닌 둘로스로 이름도 바꿔 평화선교선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배에 승선하고 있는 350명 승무원 중 한국인은 정식승무원이 8명, 2~6개월간 근무하는 단기 자원봉사자 43명 등 모두 51명이다.
승무원들이 지켜야 할 불문율은 규칙적인 생활과 술 담배 금지, 공개적인 장소 외에는 젊은 남녀가 만나지 못하며 절대로 같은 나라 사람이 아닌 이들끼리 4인 1조를 이뤄야 한다는 것.
히더 토머스(여.19)는 34년간 이 배에서 생활한 부모를 이어 배에서 태어나 중학교 과정인 11세까지 지내다 부모의 고향인 영국에서 고교과정을 마친 후 다시 배로 돌아온 케이스.
배에서 전기 기사로 일하고 있는 히더양은 “많은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익히고 폭 넓은 세계관을 갖는 것은 축복”이라며 자신의 고향이 아무래도 영국이 아닌 둘로스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승선 11개월째를 맞는 한국인 승무원 문연희(여.30)씨는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으나 한 두달 후 서로가 조금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자유로워졌다“며 “35개국 사람들과 친구나 가족이 된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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