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에 빠진 국수-국수에 빠진 감자 '누가 더 맛있나'

하인리히 E. 야콥은 <빵의 역사(빵을 통해 본 6천 년의 인류문명)>(우물이 있는 집)에서 "밀과 호밀의 글리아딘 함유량이 다른 곡물보다 훨씬 더 많고 가장 빵을 잘 구울 수 있는 곡물 가루이기 때문에 식량으로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글리아딘은 단백질 성분 중 하나라고 한다. 아울러 <생식(잘 먹고 잘사는 법 10)>(김영사)에서는 "<동의보감>에 '밀은 식중독, 황달, 발의 물집, 부스럼, 임질, 종기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라고 나와 있다"고 했다. 또한, 쌀보다 일반 비타민류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하니 주식을 만드는데 밀은 유용한 곡물임이 틀림없다.

밀의 배유(씨앗 속 배젖) 부분을 가루로 만든 게 밀가루다. 밀가루로 만드는 음식은 면류, 빵류, 부침개와 같은 전류, 분식, 과자 등 허기를 가볍게 달래려고 할 때 먹는 게 대부분이다.

그 중 국수와 같은 면(麵)은 대표적이다. 국수는 면의 제조 과정과 요리하는 방법이 손쉽기에 아시아 지방에서는 이미 기원전 6000∼5000년부터 만들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먹은 음식인지라 국수의 종류도 한없이 많을 터다. 새로운 맛과 조리법으로 국수를 만들어 손님을 맞는 두 집을 찾았다.

   
 
 

창원 북면 '산미' - 텁텁함 줄이고 고소한 맛 '두배' 시원한 맛 일품

창원 북면하면, 떠오르는 먹을거리 중 하나가 조푸(두부)와 막걸리다. 막걸리 한 잔은 겉절이 곁들인 조푸와 찰떡궁합. 콩으로 만든 조푸가 유명해서일까. 뙤약볕 내리쬐는 여름철에 시원한 콩국수도 생각이 날 법하다.

도시인들이 도심을 벗어나 일부러 찾아가는 맛 집이 많은 북면. 그곳에 '산미(山味)'가 있다. 요즘에는 오전 11시부터 콩국수의 시원함을 맛보려는 이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늦은 저녁까지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그런데 음식을 자세히 보니 그냥 콩국수가 아니다. 그 이름도 생소한 '땅콩콩국수'.

한창 무더운 오후 1시께 음식점에 들어서자마자 한 그릇 먹었다. 콩국수 본래의 시원함이 느껴지면서 땅콩의 고소함이 묻어났다. 퍽퍽함 대신 목 넘김은 자연스러웠다. 먹고 나서 입안 텁텁함이 덜한 것도 그랬다.

'산미'의 '땅콩콩국수'는 정철암(62)·강점숙(55) 부부가 20년 장사를 하면서 개발한 것이다. 지난 2006년에는 정 사장의 아들이 땅콩 두부와 땅콩 콩국수 등으로 특허권을 신청해서 등록된 상태다. 정 사장은 "이제는 아들이 가업을 이어갈 듯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땅콩콩국수'는 10여 년 전부터 아내·아들과 함께 연구해서 나온 성과다. '콩 말고 땅콩으로 두부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서 비롯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고 한다. 콩류와 달리 땅콩은 껍질을 벗기기 어려워 이를 극복하는 데 오랫동안 힘을 쏟았다고. 그 가운데 손님 접대용으로 선보이기도 했고, 지금은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특별한 음식으로 만들어냈다.

조리 과정은 콩국수와 똑같다. 다만, 땅콩을 콩처럼 사용한다는 점만 다르다. 아울러 만드는 데 일주일 가까이 걸리는 '숙성 면'을 뽑아 쓴다.

창원 북면 마금산 원탕 맞은편에 있다. 땅콩콩국수(대)5000원·(소)4000원. 땅콩두부(대)1만 원·(소)6000원. 창원 북면 신촌리 431-2번지. 055-298-0089.

   
 
 

마산 내서 '강원도래요' - 면 속에 생감자 넣어 쫄깃·달콤

푸른 녹지대와 산책코스 등으로 주목을 받으며 전국에서도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는 마산 내서읍. 친환경적인 삶의 공간이 들어선 이곳에 천연의 맛을 고집하는 집이 있다. '강원도래요'. 이름만 들어선 강원도 사투리로 들리면서 강원도에 본점을 둔 연쇄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강원도래요'는 고향이 강원도 삼척인 권영호(50)·김명희(47) 부부가 지난 2002년 시작한 감자요리 전문점이다. 친환경 실천에 대한 보답으로 마산YWCA '환경사랑음식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감자 요리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권 사장이 어린 시절부터 감자 옹심이(감자를 갈아 물에 앉혀 앙금을 건지고 나서 반죽을 떼어 만든 요리)를 해먹은 추억이 있어서다. 강원도 주산물이 감자이지만, '감자손칼국수'와 같은 음식은 강원도에서도 쉽게 맛볼 수 없는 음식이라고 한다.

권 사장은 감자칼국수 면을 혼자 손으로 일일이 만들고 뽑아가면서 조리까지 한다. 면은 그 속에 생감자를 넣어 쫄깃하면서도 감자가 지닌 단맛이 배어난다. 이런 점 때문에 일반 칼국수 면과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감자에 대한 설명을 한 번에 풀어서 전달할 정도로 권 사장의 감자 사랑은 남달랐다.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소화 기능에도 좋아 밀처럼 금방 소화되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열량이 적다는 뜻이기에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다이어트에도 좋다. 칼륨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감자손칼국수' 한 그릇에는 생감자 3개 정도가 들어간다고 한다. 생감자를 삶아 으깨어 1시간 30분 정도 그냥 둬 약간의 수분을 제거한다. 여기에 밀가루 40%를 넣어 세 번 정도 반죽과 냉장을 반복한다. 그래야, 혼합이 잘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산 내서읍 코오롱하늘채 2차 아파트 입구 리치프라자 2층에 있다. 감자손칼국수 5000원·감자얼음손칼국수(물/비빔) 6000원·감자비후스테이크 7000원. 마산 내서읍 호계리 177-7 호계리치프라자 2층. 055-231-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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