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매운탕 - 살살 녹는 흰살에 얼큰한 국물 캬~불메기쌈 - 매운 듯 달짝지근한 맛 젊은이 입맛에 딱

피부를 파고드는 햇볕이 뜨겁다 못해 따갑게 내리쬐는 계절이다. 선조는 초복에서 말복까지 날을 정해놓고 그 기간 더위를 삼복더위라고 불렀다. 그래서인지 더운 날을 피해 술과 음식을 싸서 계곡이나 산으로 여기저기 노닐기도 했다.

아울러 민간에서는 허해지는 몸을 지키려고 삼계탕이나 구탕(보신탕)을 먹었다고 한다. 더위 앞에 옹골차지 못하고 약한 모습을 떨쳐내기에 먹을거리가 적당했다는 말이다. 요즘도 복날에 보신탕·삼계탕 가게 앞은 북적대기 이를 데 없다.

얼큰한 탕 - 매콤한 찜 뭘 먹을까?

메기. 주로 매운탕이나 찜으로 요리해 먹는다. 보신 음식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마니아는 참으로 많다. 이뇨 작용을 돕고, 복막염이나 부증(몸이 붓는 증상)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당뇨병 환자에게 최적 음식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비롯했다. 또 메기를 먹으면 조갈증(입술이나 입 안, 목 따위가 몹시 마르는 느낌)에도 효험이 좋다고 한다.

올여름 몸이 허한 느낌이 있다면, 메기요리 전문점을 찾아 더위를 잊고 영양을 보충하는 일도 좋을 듯하다.


   
 
 
창원 팔룡동 창원역 앞 '생초메기탕'

창원 팔룡동 '생초메기탕'은 한성현(57)·이선자(55) 부부가 5년째 명맥을 이어온 메기요리 전문점이다.

가게 이름 '생초'는 산청군 생초면에서 따온 것이다. 이선자 사장은 경호강이 흐르는 그곳에서 메기 매운탕과 어탕국수 등 요리를 주제로 꾸준히 연구했다고 한다.

신혼 때부터 팔룡동에서 살아온 부부는 예전에 족발과 보쌈, 그리고 감자탕 가게를 했다고 한다. 메기요리 전문점을 시작하게 된 건 한성현 사장의 못 말리는 메기 사랑(?) 때문이다. 한 사장은 메기뿐 아니라 빠가사리, 참게 등을 좋아하고 자주 즐긴다.

이 사장은 "남편이 민물고기를 워낙 좋아하고, 이전 장사 경험 덕에 요리에 대한 일가견을 가질 수 있었다"며 "이제는 종목(?) 바꾸지 말고, 맛에서부터 차이가 나는 민물고기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빠가사리 매운탕, 참게 매운탕, 향어 매운탕 등 '생초메기탕'은 그야말로 매운탕 전문이다. 이 사장은 "여럿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게 탕 종류"라고 덧붙였다.

또 이 사장은 "육수를 통해 메기에서 풍기는 흙내라든지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고, 거기에 양념을 넣어서 잡내를 완전히 제거한다"고 밝혔다. 음식점 안에 비린내가 없는 점에는 철저한 수족관 관리도 일조한다고.

'생초메기탕'은 왠지 모르게 안방에서 밥을 먹는 느낌이 든다. 더군다나 24시간 장사를 한다. 날이 추울 때에는 밤늦게 술 마신 사람들이 잠깐 눈을 붙이다 가기도 한다고. 이 사장은 "손님들에게 최대한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느끼게끔 노력한다"며 "너무 취기가 오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재워주기도 한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창원 팔룡동 '생초메기탕'은 창원역 앞 도로로 내려와 첫 번째로 나오는 왼쪽 골목길 끝에 있다.

생초메기탕
△얼근함과 말끔함
= 메기 하면 매운탕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메기'와 '매운탕'은 떼어낼 수 없는 말 같다. '생초메기탕' 메기매운탕은 매일 새벽 장에서 가져오는 채소가 맛을 내는 주재료라고 한다. 아울러 고추씨, 양파, 멸치, 새우 등 기본 재료를 넣고 만든 육수도 있다. 여기에 도라지, 메주콩, 흰콩 등이 더해진다.

또 다른 비법은 말할 수 없는 비밀. 방아 잎, 들깻가루, 산지에서 직접 사오는 초피 등 재료 준비도 세세하게 신경 쓴다고 한다.

쑥갓·방아·깻잎·팽이버섯·우거지 등 13가지 이상의 채소를 풍성하게 얹어 오래 끓이면 그야말로 '생초 메기 매운탕'이다.

탕 자체 향긋함은 그윽하게 오래 남는다. 깔끔하고 매콤한 맛은 국물의 구수한 맛과 어우러진다.

손수 빚어서 넣은 수제비는 별미다. 술안주로도 좋지만, 개운한 뒷맛 때문에 숙취 해소에도 탁월하다. 메기매운탕 3만 원(대)·2만 5000원(중)·2만 원(소). 055-294-5278.


   
 
 
김해 진영읍 좌곤리 철길 근처 '메기의 추억'


'메기의 추억(옛 이름 '물꽁')'은 김해 진영읍 이풍환(52)·권근자(44) 부부가 시작한 지 올해로 3년째 된 민물고기 전문 맛집이다.

건물 외관은 언뜻 보기에 민물고기 전문점 같지 않고, 꼭 레스토랑 같다. 이풍환 사장은 "손님들이 음식을 즐기면서 휴식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사장은 "서양음식이 많이 들어오고 전통 음식점은 줄어드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한 가지만 전문으로 하면서 애착이 많이 느껴지는 토종 메기와 국내산 장어 등 민물고기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또 "서양음식을 많이 접하게 되면, 질병도 따라오는데 이를 퇴치할 방법은 우리 전통음식 권장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토 가마에서 자외선으로 굽는 작업을 통해 민물고기 느끼함과 기름기를 없앤다고 한다. 냄새가 배지 않은 자리에서 먹는 어탕국수, 메기찜, 민물장어구이 등은 느끼함보다는 담백한 맛으로 가득하다.

'메기의 추억'은 창원 동읍을 지나와 진영 서구로 들어가기 전 좌곤리 철길 근처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일대는 여러 갈비집이 모여 유명한 장소다. '메기의 추억'은 육고기에 대한 토종 민물고기의 반란(?)인 셈이었다.

그래서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부부는 "민물고기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포기할 수 없었다"며 "오히려 건강에도 좋은 음식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자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로 붐벼 아이들 웃음소리도 들린다. 짱구 돈까스(4500원)는 아이들 입맛을 사로잡는다.

메기의 추억
△메기의 변신, 그 독특함
= 메기매운탕이 마니아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음식이라면, '메기의 추억' 불메기쌈은 메기의 새로움을 접하게 되는 기회다.

이 사장이 최초로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불메기쌈'은 메기찜에서 발전한 것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불+메기+쌈'의 조합이다. 구운 메기에 매운 소스를 곁들이고, 향신료와 쑥갓·방아 잎·산초·버섯·마늘 등을 넣어 쌈으로 싸먹게끔 했다.

불메기쌈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권근자 사장은 "매운 소스를 잘 스며들게 해서 비린 맛을 없애고, 함께 나오는 소면 또한 별미인 만큼 젊은이들 취향에도 맞췄다"고 말했다.

약간 매운 듯 알알한 맛과 달짝지근한 맛은 떡볶이 맛과 닮았다. 밥을 볶아 먹을 수도 있다.

먹고 나면 매운맛에 혀끝이 덜덜 하지만 그만큼 시원함도 맛볼 수 있다. 부드럽게 씹히는 메기 살과 메기 껍질의 녹는 맛도 일품이다. 불메기쌈 4만 원(3~4인)·3만 원(2~3인). 055-343-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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