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 떨어졌다" 매달 1회로…시청자 "아쉽다"

마산MBC <보물상자>.
마산MBC(사장 박노흥)의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인 <보물상자>가 축소편성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산MBC에 따르면, 오는 26일 봄 프로그램 개편 때부터 〈보물상자〉를 매주 토요일 (오전 7시 35분 ~ 8시 10분) 방영에서 한 달에 한 번 30~35분 분량으로 줄인다.

<보물상자>는 시청자가 직접 심의, 편성, 제작, 기획의 모든 부문을 담당하는 폭넓은 의미의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으로, 지난 2005년 5월부터 지금까지 총 540여 편의 시민제작영상물이 방영됐다.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축소편성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축소편성이 시청자 참여 주권의 축소로만 볼 수는 없고, 보다 나은 〈보물상자〉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사숙 마산MBC 기획편성팀장은 "<보물상자>가 초기에는 작품마다 시각이 신선하고 새로웠는데, 최근 들어서는 거의 시각적인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최근 <보물상자>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방송사고도 있었다. 갈수록 방송사고에 대해 벌칙이 강화되고 있는데 이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축소편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러한 축소편성과 관련해 김영중 영상 제작자는 "<보물상자>는 단순히 교육생뿐 아니라 지역 영상 활동가들에게도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 창구였는데, 그 기회가 줄어든다고 하니 많이 아쉽다"면서 "이는 또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송출할 기회가 줄어든 것이고, 지역에서 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사숙 팀장은 "<보물상자>의 축소편성이 곧 시청자 주권의 훼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에 있어서 방송사는 오로지 책임만 져야 했다. 또 선거 때마다 정치 편향성 등에 대해 많은 말이 나왔다"면서 "이번 편성을 계기로 시청자와 방송사가 서로 이익이 되는 길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해 한 박자 쉬어가는 모습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했다.

시청자들의 〈보물상자〉 참여와 프로그램 제작을 돕고 있는 마산MBC시청자미디어센터도 지난 20일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운영 전반을 비롯해 <보물상자> 관련 이야기가 오갔다.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정상윤 교수(경남대 신문방송정치외교학부)는 "편성권은 전적으로 회사쪽에 있으므로 이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월권행위에 가깝다"면서 "다만, 새로 오신 박노흥 사장이나 안에 있는 여러 간부도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이날 운영위원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보물상자> 문제를 포함해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정체성과 운영에 따른 문제점 등에 대해 회사 측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자는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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