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털(Mental)·피지컬(Phisycal)·택티컬(Tactical).’

한국축구가 수술대에 오른다.

집도의는 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

그는 한국축구가 전반에 걸쳐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월드컵 16강을 향한 구조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축구에 대한 그의 소감은 “선수들의 사고 전환과 체력 및 전술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쉽게 말해 내심 기대했던 것만큼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우선 그는 선수들의 경기방식을 개혁과제 1호로 내세웠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플레이를 좋아한다(they like to play)”란 완곡한 표현을 써가며 선수들이 지나치게 볼을 오래 끄는 습관을 무척 못 마땅해했다.

각자 주어진 포지션에 맞춰 제역할만 하면 되는데 불필요한 오버플레이로 효율을 떨어트려 경기를 스스로 어렵게 끌고 간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한국은 아시아최강의 전력으로 꼽히며 월드컵에 나가고도 번번이 무릎을 꿇어야 했다.

선수들 스스로 생각하는 축구가 아닌 `기계축구'에 젖어 우왕좌왕한 때문이란 지적에 히딩크 감독도 공감한 셈이다.

이런 고질을 치유하기 위해 그는 조직력과 균형을 강조하는 `히딩크축구'로 대표팀을 전면 개조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오렌지군단'처럼 한국대표팀을 딱딱한 기계가 아닌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유기적인 팀으로 바꿔놓겠다는 복안이다.

히딩크 감독은 먼저 복장 통일과 규칙 엄수 등 철저한 내부결속을 통해 어느새단단한 팀워크를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체력과 전술을 앞세운 자신만의 축구철학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등 카리스마도 강력하다.

12~18일 울산 합동훈련을 계기로 한국축구에 대해 감을 잡은 그의 다음 수순은 적임자 발굴을 위한 철저한 실험과 선수 육성, 그리고 집중적인 전술 훈련이 될 전망이다.

히딩크 감독은 “사고만 고치면 체력과 전술은 쉽게 이뤄진다”면서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못 올린 한국축구의 `습관'을 꼭 바꿔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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