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식품에 주원료·첨가물·영양성분 낱낱이 표기영양성분표 참고하면 내 몸에 맞는 음식 선택 가능

   
 
 

#1 오후 7시 30분 가정집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찌개. 찌개를 들여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두부가 가득히 들어 있다. 이 집에서 나를 생각해 주는 것은 어머니밖에 없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그래서 어머니를 도와주고자 주방 청소를 자청한다. 저녁상 차리는 어머니 옆엔 오늘 사온 된장과 두부 봉지와 함께 우유, 빵 등이 널려 있다. 버리다가 만 봉지 겉표지에 이상한 글귀가 적혀있다. 영양분석표와 성분분석표다. 근데 이건 뭐지. 된장엔 나트륨이 대량으로 들어가 있다. 또 이상한 이름의 식품첨가물이 5종류나 들어 있다. 슬슬 '어머니는 무슨 생각으로 된장찌개를 나에게 끓여주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해 괴로운 저녁이다.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식품 포장지에 표기된 영양성분표를 보고 있다. /뉴시스

#2 오후 5시 대형마트

생필품을 사고자 찾는 대형마트.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현란한 숫자놀음에 물건 선택하기가 더 어렵다. 하지만 김정애(43·마산 산호동) 씨는 절대 가격표에 눈을 혼동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지난주 식품과 관련된 모 TV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물건을 살 때면 가격과 함께 성분분석표를 먼저 살피는 습관을 기르고 있다. g당 가격을 비교분석해 물건을 선택했던 김씨이지만 지금은 성분분석표를 보고 제품을 고르고 있다. 그래도 김씨는 불안하다. "어려운 단어로 적힌 식품첨가물을 일반 주부가 판단하기에는 어려워요. 종류도 다양하고 용도도 알 수 없어 일단 첨가물 종류가 적은 것으로 고르지요"라며 하소연을 한다.

   
 
 

대표적 식품첨가물  
 
△L-글루탐산나트륨
= 흔히 MSG라고 부르는 합성조미료다. 햄이나 소시지 육포 등의 식품이나 각종 절임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여러 가지 식품 가공에 쓰이는 대표적인 첨가물이다. 감칠맛이 난다면 MSG라고 보면 된다. 참살이 열풍으로 이 성분이 빠진 제품이 나오고 있으나 감칠맛에 길든 입맛과 천연조미료와의 비용차이 때문에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 불쾌감, 근육 경련, 메스꺼움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보고서가 계속 나오고 있다.

△과산화수소 = 식품은 가공할 때 변색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때 과산화수소는 변색하는 것을 막거나 뽀얗게 탈색할 때 사용한다. 국수나 과자 등 밀가루를 이용한 제품처럼 원재료와 달리 하얀 제품은 과산화수소가 사용되었다고 보면 된다.

△아질산나트륨 = 식품에 선홍색을 나게 하는 발색제다. 주로 햄, 소시지, 어묵, 베이컨, 맛살 등에 식품을 먹음직스럽게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고기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붉은색에서 갈색으로 변하게 되는데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하면 이런 현상을 막는다. 발암물질로 밝혀졌을 뿐 아니라 많이 먹으면 돌연변이, 출산장애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르빈산 칼륨 = 음식물을 썩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만든 방부제로 유통기간을 길게 하는 장점과 암 유발물질이란 점에서 첨가물의 명과 암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국내에서 소비하는 밀가루 대부분이 수입품인 것을 고려하면 밀가루에서 가장 많이 섭취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벌레가 생겨야 하는 곡류가 2년을 놓아두어도 썩지 않는 힘은 오직 방부제로부터 나온다. 요즘은 빵을 만들 때 방부제를 넣지 않지만 원재료인 밀가루에도 방부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식품표시기준이란

식품표시기준은 식품의 위생적인 취급을 도모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식품에 사용된 주원료와 첨가물 등의 성분과 영양에서부터 용기, 포장에 이르기까지 표기기준을 정해 제품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모든 식품류는 제품의 측면이나 후면에 일괄표시면을 두고 식품의 유형과 제조연월일, 유통기한, 원재료와 함량, 성분명과 함량을 표시한다.

이때 영양에 관한 사항은 영양성분표에, 첨가물 등 성분에 관한 사항은 성분분석표에 표시한다. 성분분석표에는 합성감미료, 합성착색료, 합성보존료, 산화방지제, 발색제, 향미증진제, 표백제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주요 식품첨가물 71품목은 반드시 표시를 하며 첨가된 재료의 양에 따라 순서대로 모두 포장지에 성분 표시한다. 특히 메밀, 땅콩, 복숭아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이 포함된 재료는 무조건 표시하게 되어 있다.

◇영양성분표 흘겨보기

식품 대부분은 영양소의 함량을 표시하는 영양성분표를 표시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앞둔(?) 이가 아니면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나트륨 등 5가지 영양소를 표시하는 영양성분은 흔히 놓치기 쉬운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영양성분표를 어떻게 활용할까. 첫째, 우선 1회 분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을 나타낸다. 식품마다 1회 분량의 기준이 천차만별이고 영양성분표에도 보통 1회 분량당 영양성분이 적혀있기 때문에 제품의 전체 용량을 기준으로 표시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둘째 1회 분량당 지방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방은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로 나눠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되어 있다. 모든 지방 함량은 적을수록 좋다. 셋째, 영양소 기준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보통 %로 표시된 부분이다. 1인당 1일 섭취 기준치를 100으로 놓고 비율을 정한다. 영양소 기준치는 말 그대로 기준치다.

마산대학 식품과학부 김종현 교수는 "이 기준치는 만 4세 이상의 아동부터 성인까지 포함해서 평균을 낸 수치이기 때문에 아동에게도 성인에게도 기준이 되기 어렵다"며 "소비자 스스로 가려서 선택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동영양 전문가인 창원대 이경혜 교수는 "어린 자녀가 있을 때 나트륨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며 "특히 라면에는 포테이토칩 100g에 든 나트륨 216mg보다 10배나 많은 2530mg이 들어 있어 라면을 선택할 때 나트륨 함량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꼭 라면을 먹어야 한다면 국물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며 "대신 부족한 영양은 다른 채소류 반찬과 함께 먹는 것이 차선의 방안이다"고 말한다.

도움말 /창원대 식품영양학과 이경혜 교수 마산대학 식품과학부 김종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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