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바다의 더덕, 향 좋고 맛 좋고

미더덕은 얼른 먹어보면 멍게(우렁쉥이)와 비슷한 맛이 나는 듯하지만, 깊이 음미해보면 멍게와는 다르다.

멍게보다는 맛과 향이 상큼하면서 은근하다. 그래서 미더덕은 먹으면 먹을수록 입맛이 당기는 묘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4~5월에 생산되는 미더덕에는 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향이 독특하고 씹히는 소리와 함께 입안으로 번지는 맛이 일품인데, 바다에서 더덕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미더덕으로 불린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 미더덕과 오만둥이라고도 부르는 '주름 미더덕'에 노화예방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고 항암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개선해 주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며 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의 조성비가 45%로 멸치, 정어리, 고등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보다 오히려 높아서 영양이 우수하다고 한다.

EPA, DHA는 동맥경화, 고혈압과 뇌출혈 예방에 좋으며 특히 DHA는 학습기능 향상,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출 뿐 아니라 항암 작용은 물론 노화억제에도 효과가 크다.

마산, 진동 지방의 토속음식으로는 '미더덕찜'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곳에서는 예로부터 미더덕을 세시음식(일상생활에서 계절에 맞추어 관습적으로 되풀이하는 음식)으로도 많이 이용해왔다.

정월 대보름과 2월 초하루, 그리고 풍어제를 지낼 때는 미더덕으로 찜을 해먹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추스르는데, 그 풍습은 지금까지 전해 오고 있다.

◇미더덕찜 만들기

△주재료(4인분) = 미더덕 2컵, 조갯살 30g, 콩나물 400g, 미나리 80g, 대파 20g, 찹쌀가루 3큰술, 깨소금·참기름, 후춧가루 약간씩, 양념장(새우 가루 4, 다시마가루 2, 표고가루 1, 고춧가루 2큰술, 청양고춧가루 2큰술, 소금, 간장 1큰술, 다진 마늘 2큰술)

△조리법

1. 미더덕은 씻은 후 꼬치로 구멍을 두세 군데 낸다.

2. 조갯살을 소금물에 깨끗이 씻어 놓는다.

3. 콩나물은 지저분한 꼬리와 머리를 손질한다.

4.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조갯살을 볶다가 물을 부어서 콩나물, 미더덕을 넣고 뚜껑을 덮어 끓인다.

   
 
 

5. 양념장을 넣고 익으면 찹쌀 물을 적당량 넣어 완성한다. (찹쌀 물은 찹쌀: 물 = 1: 1의 비율로 한다.)

6. 콩나물이 익으면 미더덕과 양념장을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 후 대파 썬 것과 미나리를 넣고, 참기름을 두르고 마무리해서 낸다.

△포인트: 콩나물을 너무 오래 삶으면 안 되고 아삭아삭하게, 미더덕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으세요.

/허정주(LG아워홈 조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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