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특유 봄철 보양식

이른봄 솜털이 바람에 가냘프게 흔들리는 쑥을 캐 쑥국을 끓여 보라. 그 향기가 어떠한지 맛을 보고 향을 맡아보라.

참말로 일품이지 않던가? 쌉쌀하면서도 특유의 향내로 입맛을 돋워 주는 그 쑥국은 그 어느 집에서나 누구나 한 번쯤은 먹고 넘어가는 음식일 것이다.

쑥은 단군 신화에 마늘과 함께 등장할 정도로 우리 민족과 긴밀하게 얽혀 있어 '영초'라고 불렸던 나물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30여 종의 쑥이 자라는데, 그 가운데 인진쑥은 쑥 뜸으로 널리 알려졌다. 쑥은 피를 맑게 해줘, 한방에서 복통·토사·지혈 등에 이용돼왔다.

비타민 A와 C가 많아 80g만 먹어도 하루 필요량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몸의 세균 저항력이 약해지게 된다. 2차대전 중 원폭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에서 가장 먼저 새싹을 내민 것이 쑥이었다는 일화에서도 쑥의 생명력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예부터 '음력 대보름 전에 쑥국 3번만 먹으면 문턱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내려왔다. 봄 쑥은 여리고 영양이 풍부해 정신없이 먹다 보면 몸이 둔해진다는 것이다.

쑥을 재료로 한 요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쑥국이다. 된장국을 끓일 때 잘 씻은 쑥을 콩가루(또는 밀가루)에 묻혀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쑥의 독특한 향과 쌉쌀한 맛에 절로 군침이 돈다.

또 다른 쑥국으로 애탕(艾湯)이 있다. 먼저 어린 쑥을 살짝만 데쳐 물기를 짜내고 칼로 다진다. 여기에 다진 고기와 양념을 섞어 2~3㎝ 크기로 완자를 빚어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 옷을 입힌다. 이것을 맑은 고기 국물이나 조개국물에 넣어 끓이면 애탕이 된다. 맑은 국이니 쑥 향과 맛이 그대로 배어난다.

△재료: 쑥 200g, 쇠고기(양지머리) 100g, 달걀 2개, 밀가루 ½컵, 대파 ¼뿌리, 소금 약간, 물 6컵. 쇠고기 밑간: 전통간장·참기름 ½큰 술씩, 후춧가루 약간. 고기 완자: 쇠고기(다진 살코기) 250g, 깨소금·청주·참기름 1큰술씩, 다진 마늘 1작은 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조미료(전통간장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준비하기: 1. 쇠고기는 얇게 저며 썬 다음 분량의 밑간 재료로 고루 무친다. 2. 쑥은 단단한 줄기를 잘라 씻고 나서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짜서 잘게 다진다. 3. 볼에 다진 쑥과 고기 완자 재료를 넣고 섞어 여러 번 치댄 뒤 지름 2.5㎝ 크기로 둥글게 빚은 다음, 밀가루 위에 놓고 굴린다. 4. 달걀은 소금 간해 풀어놓고, 대파는 어슷하게 저며 썬다.

   
 
 

△만들기: 1. 냄비에 밑간한 쇠고기를 넣고 달달 볶다 고기가 적당히 익으면 물을 붓고 10분간 끓여 국물을 진하게 우려낸다. 2. 밀가루 묻힌 쑥 고기 완자를 달걀 물에 담갔다 건져 ①의 국물에 넣고, 대파와 전통간장,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3. ②의 쑥 고기 완자가 익어서 떠오르면 그릇에 담고 생 쑥을 다듬어서 고명으로 얹어 낸다.

△포인트: 완자를 만들 때 쑥은 잎만 따서 사용한다. 고기 반죽은 여러 번 충분히 치대야 완자를 끓일 때 풀어지지 않는다.

/허정주(LG아워홈 조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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