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陽)은 동물성, 음(陰)은 식물성 식품태양은 머리가 큰 식품, 태음은 뿌리가 큰 식품으로 구분

중독이 뇌의 '지독한 편견'이라면 음식은 가장 중독성이 강한 아이템이다. 중독이라고 인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음식은 태어날 때부터 뇌로부터 긍정적 '편견'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입은 도구일 뿐 뇌로 먹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정한 음식에 대한 뇌의 '편견'을 살찌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음식에 대한 뇌의 작용을 풍부하게 하는 일이다. 뇌를 건강하게 살찌우는데 5명의 전문가가 동참했다. △경남대 김명자 강사(찻잔 속의 페로몬) △마산대학 이장환 교수(지피지기 와인) △경남대 김현아 교수(국자 속 학교 급식) △창원전문대 김종현 교수(음식 속 한방 상차림) △창원대 이경혜 교수(냠냠 어린이) 등 5명의 분야별 전문가가 돌아가면서 단맛, 쓴맛, 신맛, 매운맛, 짠맛이 버무려진 맛난 음식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현대의 서양 학문은, 물리학이 물질의 생성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과학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하여 쪼개고 또 쪼개어 무한히 분자에서 원자 중성자 등으로 나누고 있다. 그러나 동양학문은 서양물리학과는 반대방향에서 접근하여 물질이 어디에서 출발하여 어떻게 생성되었는가를 밝히는 원리(음양오행)를 제시해, 지금까지의 동양학문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리는 식품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태극(太極)이란 무엇인가?

동양학문에서 볼 때 물질 생성과정 순간의 찰나를 슬로비디오로 연출해 보면 맨 먼저 등장하는 것이 '시작의 처음은 무극(無極)'이라 한다.

즉, 무극(無極)이란 유(有)가 태어나기 직전의 기운의 혼돈상태를 뜻한다. 무극(無極)과 유극(有極)의 종시점(終始點; 무극의 끝이며 유극의 시작)을 태극(太極)이라 하여 이(理)를 바탕으로 한 기(氣)가 동(動)하려는 시공(時空)의 한 점(點)을 먼저 설정하여, 이를 출발점으로 동양철학은 시작한다. 이 태극(太極)이 일변(一變)하여 이(理)를 바탕으로 한 체(體)와 기(氣)를 쓰임새로 한 용(用)의 둘로 나눈다고 하고, 그 효(爻)로 표시하기를 음효(陰爻;一)와 양효(陽爻;十)로 표현한다.

음양(陰陽)이란 무엇인가?

음양은 하나이면서 둘인 만물의 상반된 기운이다. 즉 조화의 기본으로서 수학적인 값이나 절대적인 가치가 아닌 상대적인 가치가 바로 음(陰)과 양(陽)이다. 그래서 음양은 떨어져 있을 수 없고, 떨어져 있는 것 같아도 붙어 있으며 개체가 아니고 집합이다.

사람에 비유하면, 몸은 하나이지만 상하(十, 一), 좌우(十, 一), 전후(一, 十)로서 음양(陰陽)이 함께하며, 건전지에도 음양은 떼어놓을 수가 없다. 또한, 음양이란 가치 기준은 가운데 중심을 기점(基點)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편을 영(零)으로 기준을 설정하여 가치를 판단하는 것으로, 비교되는 것이면 반드시 180도로 반대 위상인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작고 끊임없이 나누어도 음양은 존재하며 과학자들이 말하는 물질과 반물질뿐만 아니라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모든 부분에 걸쳐 음양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이(理)와 기(氣)가 그러하고, 체(體)와 용(用)이 그러하며, 요철(凹凸)이 그러한 것과 같이 일월(日月), 선후(先後), 명암(明暗), 내외(內外), 남녀(男女), 노소(老少), 선악(善惡), 생사(生死), 혈기(血氣), 강약(强弱), 수렴과 발산, 과거와 미래, 평화와 전쟁, 행복과 불행, 육체와 정신, 10간(干) 12지(支), 작곡과 연주, 가로(-)와 세로(+), 좌(左; +)와 우(右; -), 사법과 행정, 빛의 파동과 입자, 자율신경 중에서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 입(入; -)과 출(出; +), 홀수(+)와 짝수(-)에 이르기까지 서로 대응하는 것 중에 불변, 부동, 소극적인 힘은 음(陰)이고 변화, 개척, 창조, 적극적인 힘은 양(陽)으로 이러한 성질들의 모임(집합)을 '음양'이라 한다.

이러한 음양의 비교로 한의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이 음(陰)의 장(臟; 간, 심, 비, 폐, 신, 심포; 꽉 차고 조용하다)과 양(陽)의 부(腑; 담, 소장, 위, 대장, 방광, 삼초)이다.

장(臟)은 항상 꽉 차 있어야 하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그 기능을 다하여야 한다. 부(腑)는 때때로 비워져야 하고 때때로 쉴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율신경계에서도 양(+)의 교감신경(확장; 흥분)과 음(-)의 부교감신경(수축; 긴장)에 따라 내기(內氣)가 양(陽)에서 출발한 태양인과 소음인을 '교감신경 흥분형'이라 하고, 내기(內氣)가 음(陰)에서 출발한 태음인과 소양인을 '부교감신경 긴장형'이라 구분한다. 전자는 기(氣)를 발산하므로 땀을 흘림이 좋지 않아 찬물에 목욕함이 좋고, 후자는 기(氣)를 수렴하므로 땀을 흘리도록 더운물에 목욕함이 좋다. 찬물에 손도 적시지 못하는 산모가 있는가 하면 출산 후 얼음물에서 목욕해야 몸이 가벼워진다는 산부들도 있다.

약수(藥水)는 무어라 해도 그 첫째가 오염되지 않아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물맛이 좋은 것은 칼슘 같은 알칼리 금속이 녹아 있는 알칼리(+) 약수이고, 물맛이 이상한 것은 철분이나 유황 혹은 황산염이 녹아있는 산성(-) 약수이므로 속병을 약수로 치료할 때는 교감신경 흥분형은 산성 약수로, 부교감신경 긴장형은 알칼리 약수를 복용해야 효험이 있는 것이다.

   
 
 
사상(四象)이란 무엇인가?

위의 도표에서 사상(四象)이란 음양 요소로서는 맨 처음 탄생한 고유 성질로서, 변화와 확장을 무한히 행한 이후(원소가 집합으로 바뀐다)에도 그 성질을 그대로 보유하는 네 가지 대칭적 요소가 상호 대립하고 있는 것에 비유된다.

즉, 그 기운의 상승(上昇) 하강(下降)으로 말미암은 변화의 구분으로 말하면, 사상(四象) 중 태양(太陽)은 태음(太陰)에 비해 바탕이 양(陽)이고 기(氣)가 양(陽)이므로 내재한 힘이 양(陽)이고 외부로 발산하는 기(氣)가 양(陽; 陽中 陽)으로, 하루 중의 낮이고, 계절적으로 여름, 남중(男中)에 남(男), 동중(動中)에 동(動)에 비유된다.

이와는 반대이며 대립한 요소인 태음(太陰)은 태양(太陽)에 비해 바탕이 음(陰)이고 기(氣)도 음(陰)이므로 내재한 힘이 음(陰)이고 외부로 발산하는 기(氣)가 음(陰)으로, 하루 중의 밤이고, 계절적으로 겨울, 여(女), 정(靜)에 비유된다.

또한, 소양(少陽)은 소음(少陰)에 비교되어 바탕이 음(陰)이고 기(氣)가 양(陽)이므로 내재한 힘이 음(陰)이고 외부로 발산하는 기(氣)가 양(陽)으로(陰中陽), 하루 중에 서서히 기(氣)가 강해지는 아침이고 계절적으로 봄, 정(靜)중 동(動)에 비유된다.

이와는 반대이며 대립한 요소인 소음(少陰)은 소양(少陽)에 비교되어 바탕이 양(陽)이고 기(氣)가 음(陰)이 되어 내재한 힘이 양(陽)이고 외부로 발산하는 기(氣)가 음(陰; 陽中 陰)으로, 기(氣)가 점점 약해지는 하루 중의 저녁이고, 계절적으로 가을, 남중(男中)에 여(女), 동중(動中)에 정(靜)에 비유된다.

식품으로 분류하여 비교하면, 양(陽)은 태양(하늘)의 기운을 받고 음(陰)은 지구(땅)의 기운을 받아서 성장한 것이다.

또한, 양은 동적이므로 동물성 식품이다. 음(陰)은 정적이므로 식물성 식품이다. 태양은 동물성 식품 중에도 태양(太陽)의 기운을 잘 받으려고 머리가 큰 식품이고, 태음(太陰)은 식물성 식품 중에도 땅의 기운을 잘 받으려고 뿌리가 큰 식품이다.

태양(太陽) 다음에 소양(少陽)이 아니고 소음(少陰)이 되는 이유는, 아버지는 양(陽)이지만 정작 자신은 음(陰)이기 때문에 소양이 아니고 소음(少陰)이 된다.

양의 식품 중에서 머리가 큰 사자, 호랑이 등이 태양(太陽)이고, 몸뚱이가 큰 소, 양 등은 소음(少陰)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물론 사자나 호랑이를 식품으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원리가 그렇다는 것이다.

음의 식품 중에서도 뿌리가 큰 무·마늘·양파 등이 태음(太陰)이고, 잎이 큰 배추·시금치 등은 소양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식품을 사상으로 분류하는 것은 식품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계속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기회에 밝혀 보기로 한다.

/김종현(창원전문대학 식품조리과 교수)

김종현 교수 약력

-1992년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 전공 이학박사
-2006년 국제 뇌교육 종합대학원 대학교 대체의학 전공 의학박사 과정 수료
-현재 창원전문대학 식품조리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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