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의 명물인 우포늪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또 이를 개발 이익과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
환경부는 31일 고려대 곽승준 교수(경제학과)에게 야생동식물.습지.사구 등 환경자산의 경제적 가치 측정방안에 대한 연구를 의뢰한 결과, 국내에서 가장 큰 원시 자연늪인 창녕 우포늪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최대 560억원(잠정치)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됐다고 31일 밝혔다.
환경부가 환경자산의 경제적 가치를 밝히고 나선 것은 개발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개발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쉽게 추산되는 반면, 환경파괴에서 비롯되는 피해는 산출되지 못해 소모적인 논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곽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경자산의 경제적 가치는 ‘환경자산을 보존하기 위해 얼마를 지급할 의사가 있는가’ 등에 대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매겨진다.
경매에서 소비자들이 재화의 경제적 가치를 정하듯이, 환경자산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지불의사를 측정해 이를 금액으로 산정한 뒤 총 가구수를 곱해 연간 총 자산가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우포늪의 경우 가구당 3959.8원을 보존비용으로 낼 의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곽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환경소송이 늘어나면서 가상시장을 이용한 이와 같은 ‘조건부 가치 측정법’ 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며 “댐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 비용 산정 등 다른 환경자산 가치측정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녕군민들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우포늪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라며 “그래도 우포늪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시킨 이번 연구결과는 매우 바람직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긴 하지만 개발로 인한 이익과 환경 파괴에서 비롯되는 피해의 경제적 가치를 직접 비교하는 가이드라인으로 발전시켜 각종 개발정책을 세우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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