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하도록 아름다운 소설이자 소설 장르의 새로운 영토를 개척한 작품’, ‘우리 겨레의 풀뿌리 숨결과 삶의 결을 드러내는 풍속사이자 소리내 읽으면 그대로 판소리 가락이 되는 노작, 우리말의 보고’라는 평을 듣고 있는 소설 <혼불>.



집필기간 17년, 원고지 1만 2000장, 전 10권의 <혼불>의 최명희 작가 사망 2주기를 맞아 KBS1 <일요스페셜>은 오는 21일 오후 8시 ‘혼불-최명희 편’을 마련, 한 작가의 육성과 증언을 통해 ‘작가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색다른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소설 <혼불>은 내가 쓴 것이 아니라 혼불 속의 등장인물들이 저네들끼리 타올라서 쓴 것이다”고 말한 작가는 한 시대와 사람들의 쓰라린 혼불들이 타올랐다가 사윌 때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전하는데 평생을 바쳤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작업이 단순한 기록의 재생에 그치지 않고 어제와 오늘을 잇는 사다리가 되길 바랐다는 작가 최명희는 지금 이 세상에 없다.



98년 12월11일 오후 5시, 작가 최명희는 서울대 병원에서 5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작품을 시작할 때 서른 셋이었던 작가는 결혼도 미룬 채 50세가 되어 작품을 마무리했고 다음해에 세상을 떠났다.



그런 그녀가 다시 영상으로 온다. <혼불>의 배경이 된 남원과 작가의 고향인 전주 일대, 서울의 집필실과 초청강연을 했던 뉴욕, 작가가 집필중에 주인공을 따라 취재길에 올랐던 중국 심양을 취재했고, 작가의 육성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가의 말’을 공개한다



윤창규 PD는 “제작과정을 통해 글쓰는 사람이 갖는 철저함과 혼신의 힘을 다하는 공들임이 감명깊게 다가왔다”며 “이것이 우리 삶을 돌아보고 현실을 짚어 보는데 깊은 울림으로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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