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물리Ⅱ 11번 문제의 정답이 번복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가운데 화학Ⅰ에서도 오답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한국화학회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헬륨으로 채운 기체측정관과 수은으로 채운 깔때기가 고무관으로 연결된 그림을 놓고 기체 헬륨의 운동속도를 묻는 화학Ⅰ 5번 '보기'의 표현이 잘못돼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는 헬륨과 수은 높이를 비교한 (가), (나) 2가지 그림을 제시하고 '보기'의 ㄱ∼ㄷ 3개 항 가운데 수은 깔때기를 내려 수은의 높이와 헬륨의 높이가 같게 됐을 때에 대한 옳은 설명을 모두 고르도록 했다. '보기' 중 ㄱ은 '(나)에서 헬륨의 부피는 60mL이다', ㄴ은 '헬륨의 평균 운동속도는 (가)>(나)이다', ㄷ은 '(나)에서 콕을 열어 두어도 수은의 높이는 변하지 않는다'라고 돼 있다.

문제의 정답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시한 것은 ③ ㄱ, ㄷ. 하지만 수험생들은 '콕을 열어 두어도'란 표현을 문제 삼고 있다. 헬륨기체의 원자량(4)은 공기의 평균분자량(29)보다 작아서 콕을 열면 처음에는 헬륨이 빠르게 확산되므로 수은의 높이가 높아지다가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헬륨과 같아지는데 '보기' 'ㄷ'에는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이란 전제조건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즉 이들은 헬륨이 나가고 공기가 들어오는 잠시 동안은 수은의 높이가 올라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내려가는데 수은이 내려가는 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ㄷ'은 완벽한 정답이 될 수 없으므로 정답은 '①ㄱ'이란 주장이다.

평가원은 이에 대해 이의신청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콕을 열어 두어도 되는 동사 '열다'와 보조동사 '두다', 연결어미 '어도'로 구성돼 있다. 국립국어원이 발행한 표준국어대사전은'두다'를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끝내고 그 결과를 유지함을 나타내는 말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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