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고영진 후보 측, 권 당선자 고발…권 당선자 "납득하기 어렵다"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랍니다" 주민직선제를 통해 처음으로 교육감에 당선된 권정호 당선자가 20일 오전 경남도선관위에서 당선증을 받고 있다. /유은상 기자
3.21%의 표차이로 결판난 경남도교육감 선거에서 권정호(65?전 진주교대 총장) 당선자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 당해 앞으로 검찰과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주민 직선으로 치러진 경남도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한 고영진 후보 측은 권정호 당선자를 고발했다. 또 이영주 남해 설천중 교장이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한 권 당선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혀 더 관심을 끈다.

고영진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24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당선자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창원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 후보 측은 지난 12일 경남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KBS창원에서 열린 '교육감 선거 후보자 토론회' 때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권 당선자는 "교육감은 정직과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고 후보는 강신화 교육감 시절 뇌물로 벌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 후보는 결정적 결함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고 후보는 "강 교육감 시절 뇌물을 받았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무혐의 판정이 났다"고 반박했다.

당시 권 당선자가 언급한 사건은 1993년 경남도교육청 직원들이 연루된  '책걸상 납품업체의 뇌물' 사건을 말한다. 당시 사건은 강신화 전 교육감이 교육감으로 있을 때 발생했는데, 고 후보는 당시 교육감 비서관으로 있었다. 창원지검은 당시 고 후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것.

고영진 후보 측 "허위사실 동원해 반사이익 챙겨 당선"

이날 고 후보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1993년 겨울에 모 교육감 비서관으로 있었던 때에 책걸상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상당한 벌금을 선고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허위 사실을 공표해 고 후보를 파렴치한 범죄자로 전락시키는 등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또 고 후보 측은 "고 후보가 '벌금을 물었다고 했는데 벌금을 물지 않았다. 무혐의로 나왔다. 음해성 발언은 삼가 달라'고 주의를 줬으나 '증거를 가지고 있다. 증언을 하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이야기 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동원해 반사이익을 챙겨 당선됐다"고 덧붙였다.

교장공모제를 통해 지난 9월 1일자로 임명된 남해 설천중 이영주 교장은 권정호 당선자가 토론회 때 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때 권 당선자는 "(고 후보 쪽에서) 저를 전교조 후보라고 소문내고 있다"면서 "4년전 교육감 선거에 나왔던 전교조 출신의 이모 교사를 모 중학교 교장에 임명시키지 않았느냐. 오히려 고 후보가 (전교조에) 더 가까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시 고 후보는 "이영주 교장은 초빙교장제로 교장이 된 것이지 교육감이 임명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교장은 "교장공모제를 실시했는데, 당시 7명이 신청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사 등을 거쳐 이 교장이 최종 임명되었다"면서 "권 당선자가 '이모 교사'라고 해서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할지 모르지만 '4년 전 전교조 후보로 교육감 선거에 나왔던'이라는 표현을 한 점 등으로 볼 때 실명 거론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지난 17일까지 사과를 요구했지만 권 당선자는 하지 않았다"면서 "민, 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본인과 전교조의 명예를 훼손한 발언이다. 당시 권 당선자의 발언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된다는 지적도 있다.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 방학 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당선자 측 "납득하기 어렵다"

고 후보 측의 고발에 대해, 권 당선자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미 끝난 선거에 대해 깨끗하게 승복하지 못하고 구차하게 물고 늘어지는 정치적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당선자 측은 "더군다나 당사자인 고영진 후보 이름으로 고발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선대본부가 해체된 마당에 일부 참모들이 자신들의 명의로 당선자를 고발 한다는 것은 지나친 충성심에 의한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발언에 대해, 권 당선자 측은 "토론에서 상대후보 자질검증과 관련하여 주변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을 허위사실 유포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 "토론회 당시 권정호 당선자는 고영진 후보의 자질검증과 관련하여 주변에 떠돌고 있는 고영진 후보의 93년도 뇌물수수설에 대해 확인차 질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권 당선자 측은 "이에 대해 고영진 후보가 그 사건은 무혐의 처리된 사건이라고 하였으나,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이 당시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 있고, 당시 뇌물수수와 관련하여 증인을 확보할 수 있기에 이 문제는 이 후 검찰 조사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경남도교육감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같은 기호2번이었던 권정호 당선자는 51.60%(77만400표)를 얻어 48.39%(72만5832표)를 얻은 고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오마이뉴스/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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