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5개 환경운동연합, 건설 반대 천명
"낙동강 물흐름 5∼6배 정체, 습지 파괴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경부운하 건설 공약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낙동강에 연계돼 있는 영남지역 5개 환경운동연합이 경부운하 건설 반대를 천명하고 나섰다. 반대 단체는 마창·창녕·부산·대구·진주 환경운동연합이다.

이들 단체는 13일 오후 마산대우백화점 대회의실에서 '경부운하가 낙동강 배후습지에 미치는 영향과 낙동강 배후습지 및 람사르습지 우포늪 보전을 위한 공공협력 방안 모색'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한 자리에서 이 사업의 허구성과 반환경성에 대해 논의했다.

마창환경련 임영대 공동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선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BBK 무혐의가 경부운하 등 모든 공약을 옳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고, 경남도지사 역시 경부운하가 되면 경남에 엄청난 이익이 발생한다는 발언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아무도 견제하지 않고 있다"며 "경부운하의 반환경적인 요인을 조목조목 살펴보는 시간을 갖자"고 말했다.

'경부운하의 전반적 문제점과 낙동강 배후습지에 미칠 영향'을 발제한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경부운하 사업의 쟁점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사업을 찬성하는 학계와 정치권의 논리를 반박했다.

박 교수는 "경부운하를 독일의 라인강에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나라의 하천 하상계수를 비교해 볼 때 홍수 집중도는 한강이 라인강보다 23배나 높은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일 MD운하와 우리나라 운하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환경단체의 반발에 맞서 이 사업이 친환경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하지만 운하 건설로 낙동강은 물흐름이 최소 5~6배 정체돼 오염이 가중되며, 낙동강 전역에 부영양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친환경적일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지정토론자인 창녕환경련 송용철 의장은 "경부운하의 핵심은 낙동강과 한강을 만나게 하는 것인데, 그것은 지형의 근간이 되는 백두대간을 마음대로 훼손해 결국에는 자연재앙을 불러 일으킬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경부운하가 만들어질 경우 습지 구간이 없어져 철새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환경연합 습지위원회 차인환 위원은 "운하를 만들기 위해서는 습지가 없어질 수밖에 없으며 인공 습지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곳에 서식하는 조류에게 엄청난 교란을 줄 수밖에 없다"며 "운하 건설은 결국 먹이 생태계를 망가뜨려 철새가 떠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워크숍을 개최한 5개 환경운동연합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경부운하 건설을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환경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람사르총회에 맞춰 지속적인 운하건설 반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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