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축구대표팀 감독 복귀 '당찬 포부'

7일 오후 신문로 축구협회 대회의실에서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허정무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축구인생을 걸고 사력을 다하겠다."

7년 만에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다시 오른 허정무 감독(52)이 2010남아공월드컵을 향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허정무 감독은 7일 오후 3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월드컵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축구 제전으로 온 국민들의 사기가 달려 있다"며 "내 축구인생에 모든 것을 걸고 사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허 감독은 또, "월드컵 예선 일정은 상당히 강행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신력과 체력은 물론, 프로의식을 갖춘 선수들을 선발해 남아공월드컵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00년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많은 것을 느꼈고 소신도 갖게 됐다"며 "모든 것은 원점으로 되돌려 다시 시작하겠다. 많이 성원해달라"고 국내 축구팬들에게 당부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2000년 11월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7년 만에 복귀했다.

허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의 선임 과정에서 최종후보로 압축됐던 2명의 외국인 지도자들이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혀왔던 지난 6일 '차선책'으로 하루 만에 선임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 7년 간 외국인 지도자에게 내준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기준을 다시 국내 지도자로 전환하며 많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이에 대해 허정무 감독은 "한국대표팀을 거쳐간 많은 지도자들을 단지 국내외 출신으로 나눠 장단점을 헤아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국외 지도자가 더 잘 한다는)선입견 없이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허 감독은 지난 2003년 이후 해마다 지도자가 바뀌어 온 것에 대해서도 "승부사라면 숙명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 것(경질되는 것)이 두렵다면 감독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축구인생에)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대표팀 감독에 임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2차 허정무호'는 내년 2월 6일부터 9월까지 약 7개월간 진행되는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본격적인 출항에 나선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단 하루만에 허정무 감독을 선임하면서 구체적인 계약 기간 및 연봉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허정무 감독은 조건보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 이번 대표팀 감독을 수행하겠다는 각오다.

허 감독은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며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아닌,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남아공월드컵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대표팀 선수들도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면서 "감독에 의해 억압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프로의식을 갖춘 선수를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무려 1시간에 걸쳐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뉴시스

 

   
 
 
[허정무 감독은 누구?]사상 최초로 FA컵 2연패 달성...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해외파'  
 
'진돗개' 허정무 감독(52)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오전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의 허정무 감독을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허 감독은 지난 2000년 11월 자신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대표팀 감독직에 7년만에 복귀하게 됐다.

허 감독은 자신의 후임자로 온 거스 히딩크, 움베르투 쿠엘류, 조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 등에 이어 7년만에 국내 지도자로서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74년부터 1986년까지 국가대표 수비수로 활약했던 허 감독은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포항 아톰즈(현 포항 스틸러스)에서 현역 시절을 보낸 후 은퇴, 1989년 월드컵대표팀 트레이너로 지도자의 길에 입문했다.

이후 그는 친정팀 포항 코치와 감독, 전남 감독 등을 거친 후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본선에 출전했고, 레바논에서 열렸던 2000아시안컵에 출전했으나 4강 토너먼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한 후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그는 방송해설자로 잠시 활약하다 전남 감독에 두 번째로 부임, 지난 2006년과 2007년 전국축구선수권대회(FA컵)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해, 사상 최초의 FA컵 2연패를 달성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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