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저녁 무렵 진주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 참사는 무더위에 맥이 빠진 시민들을 경악케 하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장애물이 전혀 없는 잘 뚫린 직선의 고속도로 상에서 고속으로 질주하던 버스가 난간을 들이받고 16미터 아래 들판에 추락하여 20여 명의 사망자와 10여 명의 중상자를 초래한 대형 참사였다.
왜 이런 대형참사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가. 그 원인은 한마디로 우리 국민 전체가 가지고 있는 ‘안전불감증’이라 규정할 수 있다. 해마다 교통사고로 사망자만 1만명 내외, 부상자는 30만명 내외가 발생하는 끔찍한 사고공화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은 정말 대단한 배짱을 지닌 국민이 아닐 수 없다. 어디 그 뿐이랴. 산업재해.농약사고.의료사고.각종 재해.기타 사고로 해마다 3만여 명의 귀중한 생명이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고가 생길 때마다 ‘안전불감증’이라는 어귀만 떠올리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여 그 책임을 엄중히 묻고, 다시는 그러한 참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사고의 희생자가 많았던 이유 중의 하나는 아무래도 잘못된 ‘행락문화’일 것이다. 고속으로 질주하는 비좁은 차안에서 음주가무로 소란을 피워대는 승객들의 모습을 우리는 요즈음 관광철이 아니라도 흔히들 목도하고 있다. 아무리 음주가무를 즐기는 백의민족이라 하지만, 이렇듯 엄청난 참사를 보고서도 이를 방치해선 안된다. 무엇보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관행이 확실히 정착될 수 있도록 승객은 물론 대형버스 운전기사들에 대한 소양교육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예측가능한 사고원인 중의 하나는 운전자가 과속운전 중 무인카메라를 보고 급제동을 시도했을 가능성이다. 무인카메라나 교통경찰이나 그 존재이유는 모두 후미진 곳에 숨어 교통위반을 적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교통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존재를 미리 알려 이러한 불의의 사고는 일어나지 않도록 했어야 한다. 언제까지 경찰이나 경찰의 단속카메라가 교통위반을 적발하는 공포의 대상으로 존재하여야 하는가. 우리는 다시 한번 숨진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아울러 이러한 대형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교통관계자들이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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