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피자? 이렇게 만듭니다

홍시 피자. 홍시가 치즈와 함께 지글지글 끓어요. ⓒ 최종수
음식은 사랑의 완성이다. 사랑이 없이는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없다. 오늘(16일)은 오랫동안 미뤄온 숙제를 마치기로 마음먹은 날이다.

가정을 방문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는 수녀님들과 봉사자와 후원자들의 월례미사가 있는 날, 여름이 가기 전에 꽁보리 비빔밥을 대접하기로 했는데 가을이 다 가고 있다. 더는 미룰 수 없다. 깜짝 놀랄 음식으로 무얼 준비할까. 농협 마트에 가서 치즈와 소시지, 토마토와 버섯 등 두 비닐봉지에 가득 샀다. 
   

홍시로 소스를 만든다. 기발한 발상? ⓒ 최종수
오늘의 요리는 홍시 피자, 먼저 빵 반죽을 해서 숙성시켜야 한다. 노른자를 분리한 흰자에 소금을 넣고 거품기를 사용해서 한 방향으로 젖는다. 가능하면 밀가루는 우리 밀을 쓰는 게 좋다. 수입 밀에는 방부제가 많아서 몸에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우리 밀은 몸에도 좋고 땅을 살리고 농촌을 살린다. 거품을 낸 흰자를 밀가루에 넣고 매실 효소를 반 컵 정도 넣고 반죽을 한다. 우유나 이스트를 조금 넣으면 더 좋다. 빵이 부드럽다. 반죽이 너무 되면 빵이 딱딱하기에 묽게 반죽해야 한다.  
 
다음은 소스 만들기, 홍시 두 개에서 씨를 빼고 토마토케첩 대신 쓰는 고추장은 감 하나만큼은 넣어야 한다. 간 돼지고기 한 컵 정도를 넣고 양파 하나를 토막 내어 넣는다. 된장을 한 큰 술 정도 넣고 후추를 뿌린다.

고소한 우리밀 반죽 ⓒ 최종수
그리고 묵은 김치는 이파리 부분을 잘라내고 줄기만 채를 썬다. 10인분에 김치는 두 쪽 정도가 좋다. 묵은 김치를 넣을 때는 국물을 꼭 짜야 한다. 빡빡한 소스를 만들려면 물기는 안 된다. 묵은 김치가 없으면 신김치를 사용하면 된다. 김치가 들어가야 느끼하지 않고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빡빡해질 때까지 중간 불에 끓인다. 이때 국자로 바닥을 저어야 한다. 소스가 타면 피자를 망치게 된다.

버섯은 소금 간을 해 두었다가 물기를 꼭 짜든지, 프라이팬에 소금을 뿌리고 살짝 대쳐서 물기를 짜야 한다. 소스가 빡빡해야 소스 위에 올리는 재료들이 겉돌지 않는다. 피망은 동그랗게 썰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썬다. 귤은 껍질을 까서 하나씩 분리한다. 소시지는 어슷하게 써는데, 소시지보다는 베이컨이 좋다. 오늘은 소시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홍시로 만든 소스 ⓒ 최종수
피자를 굽기에는 전기 프라이팬이 좋다. 불 조정이 가스레인지보다 용이하다. 대형 프라이팬에 식용유나 버터를 떨어뜨리고 반죽을 얇게 깐다. 반죽을 펴는 데는 요령이 필요하다. 국자 바닥에 소스를 묻혀서 반죽을 편다. 고루 반죽을 펴고 그 위에 소스를 흠뻑 올려서 역시 고르게 편다. 소스 위에 피자 치즈를 흠뻑 뿌린다. 치즈 위에 데코레이션 슬라이드 치즈와 피망과 소세지, 귤과 방울토마토 등을 장식하고 뚜껑을 덮는다. 중간 불에 10분 정도 놓아두면 치즈가 녹으면서 구수한 냄새가 방안을 진동한다.  
 
행복 얼마나 맛있을까, 호기심도 꿀맛이다. ⓒ 최종수
프라이팬 채 보자기에 싸서 가정방문실로 갔다. 월례미사를 마치고 수녀님들과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둘러앉았다. 피자를 든 눈빛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얼마나 맛있을까. 피자 한 쪽으로도 오순도순 정겹다. 입가에 가득한 미소, 천국이 따로 있을까.

"뭔 피자랑가요?"
"홍시 앤드 김치 피자요."
"어떻게 이렇게 간이 잘 맞아요."
"사랑의 양념이 들어가면 간이 저절로 맞아요."
"하하하."

오마이뉴스/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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