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성충동은 어떻게 조절하죠.

“엄마.” “왜 그러니.” “난 언제 엄마처럼 가슴이 나와요.” “……. 왜 누가 너더러 뭐라 그러던.”“그게 아니고요. 다른 친구들은 브래지어를 샀다고도 하고, 내가 봐도 난 아직 어린애 같아서. 걔들이 부럽단 말이야.”
이선자(38.마산시 월영동)씨는 ㅎ초교 4학년생 딸 희진이(11)의 질문을 들으면서 아닌게 아니라 성교육을 해야 할텐데 차일피일 미뤄왔던 것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이씨 자신도 성장기 성과 신체발육과 관련한 부분에 의문점이 얼마나 많았던가. 딱히 누구한테 속 시원히 물을 상대도 없어 또래들끼리 ‘이상한’ 얘기를 하거나, 책내용중 성행위와 관련된 부분만 몇 번이고 몰래 읽어보던 기억.
저녁상을 물린 이씨와 남편 김정수(41.회사원)씨는 희진이 오빠 희수(14.ㅅ중 1년)도 부쩍 사춘기를 타는 것 같아서 이 참에 아예 남매들의 성교육을 제대로 시키기로 했다. 주위의 공원으로 밤산책을 나선 엄마는 희진이와, 아빠는 희수와 대화로 ‘성교육’하는 시간을 가졌다.
-희진 : 엄마. 아까도 물었잖아요. 언제 난 가슴이 커지죠.
△엄마 : 사람따라 다르지. 나이차이도 있고 사는 곳이나 환경, 건강상태, 또 어떤 신체를 물려받았냐에 따라 달라. 그리고 가슴이라고 말하지 말고 유방이라고 정확하게 표현하렴. 신체의 일부를 부끄럽게 부르는 버릇하면 괜히 드러내놓고 말해선 안될 것처럼 여기게 되기도 해.
-희진 : 유방이 커지면 좋나요. 멋있어 보이긴 하는데, 불편한 점도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유방은 왜 생겨요.
△엄마 : 그래. 어떤 경우는 남자아이들이 놀리는 방법으로 관심을 보인다더구나. 너처럼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공연히 우월감이 들거나 열등감으로 괴로워하기도 해. 유방이 커지면 신경이 쓰여서 활동을 싫어하거나 어깨를 움츠리는 경우도 있어. 그런데 이렇게 하면 자세가 나빠진단다. 또 유방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것은 ‘아! 나도 어머니가 될 준비를 하는 것이구나’하고 자연스럽게 여겨야 해.
-희진 : (약간 머뭇거리다)엄마, 월경에 대해 물어도 돼요.
△엄마 : 그럼. 부끄러워할 것 없어. 자신의 신체에 대해 묻는 것인데 뭐가 부끄러워.
-희진 : 난 언제 초경하게 될까요. 궁금하면서 무서운 느낌일 것 같아.
△엄마 : 예비지식이 없다면 더할거야.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선 평균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때 초경을 경험해. 초경이 시작된 것은 건강하다는 의미야. 성숙한 여자로 정상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징표이기도 하지. 긍지와 기쁨을 느껴야 한단다.
-희진 : 내친구 언니 보니까 생리 때마다 배가 아프다던데. 진짜 그렇게 아파요.
△엄마 : 사람에 따라서 중학교 2학년이 지나 고등학생시절에 심하다고 그러더구나. 또 보통때와 몸이 다른데서 오는 긴장감이 우울감과 신경질.분노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마음을 즐겁게 가지려고 애쓰고 가벼운 운동을 하면 괜찮아져. 정말 몸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말이야.
-희수 : 아빠. 몽정이 뭔데요. 그거 나쁜 거죠. 한친구는 부끄러워서 팬티를 몰래 빨았다고 해요. 나도 몽정하게 될까요.
△아빠 : 빠르면 12살 때, 늦어도 중학교 고학년이 되면 90%이상이 경험하는 것이 몽정이야.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무 지식도 없이 경험해서 난감해하기 일쑤인데 우리 희수는 그런 면에서 행운아네. 몽정은 나쁜 게 아냐. 몽정했다고 몸이 약해지는 것도 아니고, 또 조금 자주 그런다 싶어도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자연스런 생리과정이고 병적인 것도 아냐. 그러니까 몽정하더라도 젖은옷 입고 있으면 안되고 속옷을 넉넉히 준비해서 갈아입고 해야해. 몸관리를 깨끗이 하고 뒷정리를 잘해야 한단다.
-희수 : 친구중엔 벌써 야한 잡지 보고 난리도 아니에요. 성충동이 일어나서 주체하지 못하겠다는 애들도 많아요. 나도 가끔…. 아빠 내가 나쁜 생각하는 걸까요.
△아빠 : 녀석. 니가 건강하다는 증거야.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거야. 다만 그것을 어떻게 조절하고 해결하느냐는 게 중요하지. 성적인 충동을 편안하게 받아들여야해. 그 다음엔 그 충동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지.
-희수 : 어떻게요. 맛있는 음식을 보면 군침이 도는 것처럼 성충동도 그렇지 않나요.
△아빠 : 물론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보면 군침이 도는 것처럼 자신도 조절안될 것 같은 생각과 느낌이 생기기도 하지만 환경을 그런 자극이 없도록 선택하는 것은 할 수 있잖니. 사람은 의외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이 있단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그런 통제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과 그 능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야.
-희수 : 그래도 뭔가 추상적인 말인 것 같아요. 그럼 무조건 참아야 하나요.
△아빠 : 참는 것이 전부는 아니야. 자위행위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지.
-희수 : 어휴, 그건 나쁘잖아요.
△아빠 : 그렇지 않아. 생각해보렴. 요즘처럼 남녀가 만나 결혼하는 연령대도 점차 높아지는데 서른살이 넘도록 성충동을 억누를 수는 없는거야. 또 성충동은 남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차이는 있지만 여자도 마찬가지야. 상담한 사례를 들어보니 여자애들도 남자와 꼭 마찬가지의 고민을 하는 것으로 돼있어. 그러면 생각해봐. 손도 깨끗이, 환경도 깨끗이 한 상태의 자위행위는 건전한거야. 어떤 애들은 방바닥에 문지르기도 한다더구나. 큰일 난다.
-희수 : 그래도 전. 자위행위 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요.
△아빠 : 방법은 찾으려면 얼마든지 있단다. 성에너지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방법이지.운동이나 취미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을 하면 성충동해소에 도움이 된다더라. 더 중요한 것은 성충동을 자극하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고. 실제 너희들 청소년은 온통 음란한 매체를 통해 알고있는 잘못된 성지식을 갖는 경우가 허다하잖아.
-희수 : (머리를 긁적이며)노력하겠습니다.
△엄마.아빠 : 돌아가자. 도움이 됐으면 좋겠구나. 어느새 너희들이 이런 고민할 정도로 자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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