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을 상징하는 음식물은 뭐니뭐니해도 ‘아귀(아구)’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아귀찜이 전국적으로 호응을 얻어 마산의 별미로서 손색없는 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아귀는 그 옛날 마산 연안에 고급어종인 대구와 복어 등이 흔할 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어종이었다. 조업시 아귀가 어망에 걸리면 어부는 그냥 바다에 버리거나 거름더미에 내던져 퇴비로 쓰곤 했다. 보기에 험상궂고 거추장스럽던 아귀가 60년대에 들어 ‘오동동 초가할매집’의 안소선 할머니가 찜으로 개발하고 나서야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아다시피 아귀찜은 아귀를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말린 다음, 다시 물에 불려 콩나물과 미나리를 잔뜩 넣고선 된장, 마늘, 고춧가루 등 갖은 양념류를 넣어 요리를 한다. 특유의 매캐한 냄새를 풍기는 아귀찜은 그 맛이 쫄깃하게 씹히는 살코기가 담백한 것이 별미다. 또한 매운 양념으로 버무렸기 때문에 입안에 얼얼하면서 구미를 돋구기도 한다. 이처럼 아귀찜의 ‘툭’쏘는 맛이야말로 경상도의 기질처럼 화끈한 것이 특징이다.
22일 마산시는 우리 고장의 명물인 아귀찜이 특허청으로부터 상표등록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에 등록된 아귀찜 캐릭터는 마산을 상징하는 바다 물결을 배경으로 해 사람처럼 서있는 아귀모습이 친근감을 갖게 하고 있다. 이 캐릭터의 상표등록을 계기로 아귀찜을 전국의 명물로 널리 홍보하는 한편, 서민들의 구미에 맞도록 대중화를 시도하는 작업에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상품성이 부족했던 점을 감안해 ‘전주 비빔밥’에 못지 않게 고급화와 차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도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례행사처럼 벌이는 ‘오동동 거리축제’에서는 아귀찜을 주제로 한 다양한 내용을 갖춘 이벤트행사 등을 개최하여 화끈하고 매운 맛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데 민.관이 합심해 나가기를 촉구해 마지 않는다.
이보다 아귀찜이 나오기 전에 이 고장에서는 대구등뼈에다 토장을 발라서 만든 그 유명한 ‘깡다귀찜’이 있었다. 또한 이 지방 고유의 전통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미더덕찜’도 마산의 특산물로 선정하여 찜문화의 본고장으로 활성화하는 작업도 빠트릴 수 없다고 본다.
맵싸하고 화끈한 아귀찜, 향긋하고 삼삼한 미더덕찜, 구수하고 얼얼한 깡다귀찜, 이 모두를 아우르면서 남도의 맛을 한껏 살린 음식문화를 창출해나가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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