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잖아 모든 초·중등학생들에게 토요일은 ‘학교 안가는’ 신나는 날이 될 모양이다. 내년부터 초·중등학교의 주 5일 수업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른들이 주 5일 근무제로 토요일에 일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 것처럼, 우리의 아이들도 이로 인해 학교공부로부터 자유로운, 이제까지와는 다른 토요일을 실컷 누리게 될 것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초·중등학교 주 5일 수업제 추진방향’에 따르면 이 제도를 잘 유도하기 위한 안전책으로 우선 전국 33개 초·중·고교를 실험학교로 선정, 내년부터 토요일에 쉬도록 하고 있다. 시행계획인 주 5일 수업의 전면 도입은 현재의 여건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같다.

이 도입과정에 일반학교에는 학생의 사정에 따라 등교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토요 자율 등교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이는 앞으로 시행될 주 5일 수업의 보완책으로 이에 따를 수 있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모든 학생이 지금부터 당장 토요일에 쉬면, 예컨대 맞벌이 부부의 경우 탁아의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학생들은 등교시켜 학교에서 별도의 특별활동을 하게 하는 방식인 것이다.

우리들은 판에 박힌 학사일정을 새롭게 바꾸는 교육부의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 이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의무적인 학교공부가 주는 중압감을 줄여주고 아이들 나름의 삶의 자율성과 여유를 되찾게 해주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한창 뛰어 놀고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나 책읽기 등에 더 몰두할 나이에 학교공부에만 묶여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토요일 학교에 가지 않고 사회적 공간과 가정에서 더 많은 것을 체득할 수 있게 한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인 것이다.

주 5일 수업제는 사실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추세이다. 미국·캐나다·유럽지역 국가들 그리고 중국에서 이미 실시되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 1973년 주 5일 수업도입을 검토한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02년에는 주 5일 수업을 전면 실시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렇지만 주 5일 수업제는 학교와 가정 그리고 사회가 공동으로 교육을 책임진다는 의식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이 제도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무엇보다 학교밖에서 이뤄지는 체험공부도 알짜 공부라는 새로운 수업관이 우리 사회에 확립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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