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비공개리에 방문중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해 6·15 남북공동선언 합의에 따른 서울 답방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작년 5월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해 양국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전례가 있어 서울 답방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는 것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송년간담회에서 “우리는 명년(2001년) 상반기에 방문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새해 들어 북쪽과 본격적으로 논의해 날짜를 잡아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6일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 “그의 중국 방문이 사실일 경우 서울 답방은 빨라지지 않겠느냐”며 “현재 남북 당국간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그가 서울에 오는 것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올 봄에서 상반기 사이에 성사될 것으로 예측됐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우선 2~3월을 방문 시점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연초부터 본격적인 협의를 하면 복잡한 실무협의 없이도 답방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지난해 9월 김용순 특사의 서울 방문 때 남북 양측은 당초 같은 해 12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서울 방문에 이어 올해 봄 김 위원장의 답방을 실현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실 김대중 대통령의 송년간담회 전까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시기는 올해 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월에 김 위원장의 생일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3월에 답방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상반기 이내면 좋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남북관계는 최고 통치권자의 결심이 중요한 만큼 실무적 준비 진전과 상관없이 답방이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남북정상회담 1주년이 되는 시점이라는 점과 북측이 지난 10일 열린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문을 여는 2001년 대회'에서 6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를 ‘민족통일 촉진운동기간'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이 기간에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최고통치권자의 결정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남북관계의 진전이 그의 서울 답방 실현의 전제조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북측의 전력협력 요청에 대한 결론, 남측 사회 내부의 화해 분위기 등이 김 위원장의 답방을 이끌어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중국은 북한의 국제사회 진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도 적극 권유하는 것으로 안다"며 "김 위원장의 실용주의를 뒷받침하는 이번 방중으로 서울 답방을 더욱 낙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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