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16일 오전 가진 연두기자회견에서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대해 사과한 뒤 경제를 ‘실탄’삼아 대여공격의 포문을 여는 등 정치문제 못지않게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지난 3년 동안 돈을 풀어 지탱했던 거품경기가 꺼지고 나니까 더 살기 어렵게 된 게 현실이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인식은 매우 안이하다”고 꼬집으며 지난해 산업활동동향(생산증가율·설비투자증가율·수출증가율·제조업체평균가동률)을 ‘증거’로 내놨다.



이 총재는 산업활동동향과 관련한 구체적 수치를 열거한 뒤 “김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6%의 성장률과 3%의 실업률 달성’을 예견했지만 이는 근거없는 낙관으로 시장의 신뢰를 해칠 뿐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경제정책을 ‘하루살이 땜질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뒤 △산업은행의 현대 회사채 인수 △6개 도시 신시가지 개발 △정부예산의 상반기 조기집행(세출예산의 63%, 투자성예산의 86%) △실패한 빅딜 재추진 등이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같은 비판 속에 ‘지난 몇 년 동안 더불어 정치를 해온 김 대통령에 대해선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민주주의도 경제회복도 이룰 수 없는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에 김대중 정권이 불행해지지 않기를 원한다’는 등 수위조절용 발언을 넣기도 했다. 그는 ‘정치권은 국민이 원하는 경제살리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끝을 맺었다.



한편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10층 대강당에서 있은 기자회견장엔 당 지도부와 소속의원, 원외지구당위원장 등이 대부분 참석했으며 기자회견문 초안은 최병렬 부총재와 고흥길 의원·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 등이 작성, 회견에 앞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최종 손질됐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