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 국정조사특위(위원장 박광태)는 16일 증인과 참고인 20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4일째 청문회를 열었으나, 참고인으로 채택된 박주선 민주당 의원(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등 4명이 출석하지 않는 등 `파장'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청문회는 박 의원의 참고인 출석문제를 놓고 여야 조사위원들이 설전을 벌인 끝에 개회 30여분만에 정회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정형근 의원은 “당초 우리 당은 박 의원의 증인채택을 요구했으나 동료의원 배려 차원에서 참고인으로 양보했다”면서 “지구당 업무를 핑계로 출석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했고, 김문수 의원도 “박 의원의 불출석은 의원 스스로 국회를 무력화시킨 것”이라며 출석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설훈 의원은 “야당은 이 사건이 권력 외압에 의한 것이고 박 전 법무비서관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단정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운영씨의 `소영웅주의'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맞받았다.



설 의원은 이어 한나라당 조사위원인 엄호성 의원이 이운영씨 도피과정에서 `연루설'이 있었던 점을 겨냥, “엄 의원이야말로 증인석에 앉아야 할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엄 의원이 즉각 “양식을 의심케하는 발언”이라며 반발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져 결국 1시간 동안 정회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전 사직동팀 이기남 경정은 “내사 착수는 위에서 지시받지않고 독자적으로 첩보를 개발해서 한 것”이라며 `외압' 의혹을 부인했고, 자신이 뇌물수수 등으로 재판중인 것과 관련, “(검찰이 외압의) 실체를 밝히지 못하자 여론에 대한 전시효과로 나를 기소했지만 금품에 의한 청탁수사는 맹세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광식 전 사직동팀장도 “(이 경정으로부터) 첩보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확인해보라고 했으며 박주선 당시 법무비서관에게는 나중에 보고했다”면서 `윗선의 지시'를 부인했다.



이운영씨에 대한 사직동팀 제보과정에서 중간역할을 한 문만택 증인은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의 질의에 “검찰에서 이기남 경정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시인하라며 상의를 벗긴채 팔굽혀펴기, 물구나무서기를 시켰다”면서 가혹행위가 있었음을 주장했다.



한빛사건 청문회가 이처럼 별 성과없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신문과정에서 “결국 이 사건은 특별검사제를 통해서 밝혀질 수밖에 없다”며 특검제 도입 논리를 전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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