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내놓은 2005학년도 수학능력시험 및 대입제도 개선방안은 오는 2004년까지 초?중?고교 전과정에 완전시행되는 7차교육과정의 후속 조치이며 주요 내용은 수능을 Ⅰ과 Ⅱ로 나누고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7차교육과정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 1학년까지 10년간은 국민공통기본과목(필수과목)으로 일괄적으로 같은 내용을 배우고 고교 2?3학년부터는 79개 선택과목중 원하는 과목만 듣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공통과목 중심의 현행 교육과정에 맞춰 운영되고 있는 수능제도의 개편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이같은 개편은 이미 지난 98년 2002년 대입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할 당시부터 예고됐던 것이다.
다만 교육부는 현행 입시제도에 대폭적인 영향을 주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세부적인 수능제도 개선방안 등을 제대로 발표하지 않아 오는 12월 확정 발표 때까지 학생?학부모의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학생선발 관련 대학 자율권 확대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기준'은 정부가 제시하겠다면서 `본고사와 기여입학제 등은 그 최소기준에 해당된다'고 밝혀 대학자율화 허용 수위가 어느정도까지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통?선택과목 분리해 치러
△수능 어떻게 바뀌나 = 7차교육과정에 맞춰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 범위에서 출제하는 수능 Ⅰ과 선택과목을 출제하는 수능 Ⅱ로 이원화되는 것이 가장 큰 골자이다.
이에 따라 수능 Ⅰ은 말그대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초학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일종의 `자격고사' 같은 성격이며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교과 중 국?영?수 등 기본 과목만을 포함하게 된다.
수능 Ⅱ는 79개 선택과목을 출제범위로 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고교 2?3학년때 개개인의 선택과목 가운데 전공 희망분야나 진로와 관련된 과목을 응시하게 된다.
79개 선택과목은 일반선택 26개와 심화선택 53개 등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수험생이 선택하는 과목수는 일반선택 가운데 서너개, 심화선택 가운데 서너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수능 Ⅱ에서 전공학과?학부 관련 과목 성적을 자율적으로 채택해 반영할 수 있어 전공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된다.
또 수능Ⅰ은 고교 1학년때까지 배운 과목에서 출제되므로 고교 2학년 말께 치르고, 수능 Ⅱ는 고교 3학년때 치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단 1회로 제한돼 있는 수능 응시회수도 수능 Ⅰ?Ⅱ 각 2회 이상으로 늘려 학생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대입제도 완전 자율화 = 대학들의 학생 선발 자율권을 현재보다 더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정부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학생선발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기준'만을 제시하고 대입제도를 완전 자율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완상 부총리는 `최소기준'에 최근 일부 대학들의 도입의사 발표로 논란을 빚었던 본고사와 기여입학제를 포함시키겠다고 밝혀 이같은 제도를 계속 금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대입 선발시기와 특별전형의 일부 제한 등이 자율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특히 수시 1학기?수시 2학기?정시모집으로 나뉘어 있는 모집시기 제한이 없어지고 연중 아무때나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학생부 반영방법도 일부 교과에서는 합격?불합격 여부만 가리도록 하는 방안이나 전공관련 선택과목을 중심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학 자율에 맡겨진다.
△기대 효과 = 수능 이원화는 미국의 SAT Ⅰ?Ⅱ와 비슷한 제도로 세계적으로도 필수과목이 줄어들고 선택과목이 늘어나는 교육과정 변화 추세에 맞춘 것이다.
또 수능 이원화 논의는 지난해 수능난이도 조절 실패로 현행 수능 무용론이 제기됐을 당시 서울대 등 일부 대학에서 수능 Ⅱ 도입을 주장하는 등 학력 저하 현상극복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관심과 무관한 전과목 공부를 다 하지 않아도 관심있는 과목만 공부하면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대학측이 전형과정에서 심화 선택과목 성적 비중을 과도하게 높일 경우과거 예비고사 시절 못지 않은 과열 입시 열기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학습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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