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멜 마키아토 등 변종 커피도 등장해전문 직업 '바리스타' 끊임 없는 연습 필요


커피라고 하면 크림이나 설탕이 듬뿍 들어간 달달한 커피나 즐겨먹었던 정상철(29·통영시 북신동) 씨. 하지만 요즘 이름조차 생소한 쓴 커피 때문에 입맛까지 잃었다.

올해 대학졸업을 앞둔 여자친구가 MBC <커피 프린스 1호점(이하 커프)>이란 드라마에 심취하더니 자신의 꿈은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라고 선언해버렸다. 커피 뽑는 기계 등 재료는 카드 할부로 긁어 사줬지만 그녀의 실험정신 앞에선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하루에도 십 수번 새로운 커피를 만든다며 만들어놓고 가족이나 정 씨에게 맛을 평가해달라고 요구해 거절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상> 편(8월 30일 자 보도)에 이어, 커피 때문에 울고 웃는 이웃들의 '코피 터지게' 치열한 두 번째 이야기를 들어보자.

◇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커피


자동판매기 앞에서 모닝 커피를 즐기는 최 씨는 "운동 전 마시는 에스프레소 한 잔이 운동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여자 친구의 설득에, 써서 못 먹겠다고 인상을 찡그렸다. 커피는 왜 쓴맛을 낼까.

며칠전 커피의 쓴맛에 대한 비밀이 밝혀졌다. 커피를 마실 때 느끼는 쓴맛은 카페인 때문이 아니라 커피 원두를 볶을 때 쓰는 산화 방지물질 때문으로 드러났다.

또한 제조 과정에서 커피 원두를 많이 볶을수록 커피가 더 쓴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는 크게 물줄기를 이용하여 커피의 수용성 성분을 추출하는 '핸드드립' 방식의 추출과 기계의 증압을 이용해 커피의 지용성 성분을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방식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에스프레소가 대세다. 요즘 웬만한 커피숍에는 어디든지 커피 기계를 구경할 수 있다.

요즘 사용하는 웬만한 기계(증압 기계)들은 이탈리아 제품이 가장 인기. 현재 대형상점이나 백화점에서 구할 수 있다. 가격은 대략 7만 8000원 선.

이 기계로 뽑아져 나온 원액이 바로 '에스프레소'다. 이 에스프레소 원액에 우유를 첨가한 메뉴가 '카페라테'. 거품까지 섞어 넣으면 카푸치노가 된다. 카페라테에 초콜릿이 들어가면 '카페모카'. 카푸치노에 초콜릿이 들어가면 '모카치노'가 된다.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이 들어가면 '정통 마키아토', 에스프레소에 휘핑크림이 올라가면 '콘파나'가 된다. 간단하게 에스프레소에 물을 첨가한 것이 '아메리카노'다.

<커프>를 통해 요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캐러멜 마키아토'는 '마키아토'에 캐러멜을 토핑한 변종상품이다. 커피도 유행 따라 맛이 변한다.

◇ 바리스타가 되려면

<커프>가 인기를 끌며 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바리스타'란 직업이 요즘 상한가다.

바리스타(barista)는 '바(Bar) 안에 있는 사람'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다. 바에서 에스프레소 기계와 그라인더를 사용해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하는 커피를 만드는 전문적인 직업인을 뜻한다.

몇몇 대학에서 커피 바리스타 과정을 정규 교육과정에 개설하고 있지만 학원을 통해 취득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국내에는 국가공인 자격증이 없다. 한국커피교육협의회 등 사설업체에서 제공하는 자격증이다. 대부분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학원에서 기본을 다진 후 커피 전문 가게에서 각종 기능을 익히고 도전한다.

바리스타가 되려면 커피에 대한 기본 지식과 경험은 물론 서비스 자질까지 검증받는다.

<커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장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끊임없는 테스트와 기계를 숙련자답게 조작하기 위한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물의 종류와 온도, 원두의 양, 추출해내는 데 걸리는 시간 등에 따라 커피 맛과 향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도내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바리스타 권정현(28·창원시 반지동) 씨는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바리스타의 화려한 모습은 일부분일 뿐"이라며 "트레이닝 센터에서는 교육과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집에도 보내주지 않을 정도로 엄하기로 소문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리스타의 교육과정은 약 15일이지만 보통 한 달이 걸린다. 하지만 자격증을 딴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 연습해야 한다. 왜냐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손이 굳어져 버리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한다. 또한 쉬는 날에는 다른 커피전문점에 들러 새로운 맛의 커피가 있나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자격증 취득 교육과정에는 수업비만 대략 100여만 원이 든다"고 귀띔했다.

서양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요일이나 시간대에 따라 커피 가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어떤 바리스타가 제조한 커피냐에 따른 그들만의 프리미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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