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건너가 세계를 사로잡다관서 지방에 전해진 식해, 밥·생선 함께 발효시킨 '나레스시'로

◇ 식해는 '기능성 식품'

포항 1대학 오승희 교수에 의하면 '식해가 함유하고 있는 영양은 사용되는 생선의 종류와 양념 재료 및 이들의 배합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참가자미·홍치·갈치·오징어·골뱅이·과메기 등 6종류의 생선을 이용해 만든 식해의 배합비율은 대체로 생선 600g, 밥 또는 조밥 350g, 무채 650g, 고춧가루 350g, 맥아 1Ts(큰 숟가락), 설탕 3Ts 등이다.

관동 지방까지 전파되면서 지금의 초밥 형태인 '니기리스시'로

이들을 잘 버무려 숙성시킨 식해에는 장을 청소해 주고 대장암 예방에 좋은 젖산균이 다량 함유돼 있고, 위염과 위암을 예방하는 젖산균 주도 생성된다. 젖산균 수는 젖산균 식품으로 손꼽히는 요구르트나 김치보다도 많을 뿐더러 균의 종류도 더욱 다양하다.

생선에 함유된 단백질은 숙성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됨에 따라 식해에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할 뿐 아니라 우리 입맛을 당기게 하는 글루탐산도 다량 포함돼 있다.

쌀이 주식인 우리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인 리신과 트레오닌도 충분해 식해 하나만으로도 우리 인체가 요구하는 영양을 듬뿍 공급받을 수 있다.

또 필수지방산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 식으로도 훌륭하며, EPA, 오메가3, DHA도 다량 함유돼 관상동맥 경화증이나 심혈관 질환 등 성인병 예방과 여성들의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당뇨 치료에 효과적인 아연과 갱년기 여성의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는 셀륨 등의 성분이 식해에서도 검출된다. 비타민 A와 비타민 D는 항암작용을 비롯한 성장작용·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이런 점에서 식해는 영양식이라기보다 기능성 식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하였다.

◇ 일본 초밥, 식해 만드는 법 보고 개발

일본의 초밥의 등장은 에도가 정치의 중심지였던 에도시대(1603~1867)로 전해진다. 동해권과 연해 있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關西) 지방의 상자 초(箱子)밥으로부터 태어났는데, 어패류를 쌀이나 조 속에 담가 땅속에 묻는 방법 등으로 자연 발효시켜 부패를 멈추게 하는 저장법의 하나였으며, 가자미에 쌀밥을 섞어 만드는 함경도 지방의 향토 음식인 가자미식해와 비슷한 술안주나 반찬이었다고 한다.

깨끗한 날생선을 밥과 함께 소금이 깔린 판 위에 놓고 그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고, 몇 주 후에 보면 밥에 의해 발효된 생선은 먹기에 알맞아져 있다고 한다. 또 다른 문헌은 생선과 밥을 나무통 안에 같이 넣는 방법을 썼다고도 한다. 밥이 발효될 때 젖산균이 나오며 이 젖산균이 생선을 보존시켰다고 한다.

이것을 나레스시(생선 배의 창자를 빼내고, 밥으로 채워 무거운 돌로 눌렀다가 간을 맞춘 초밥)라고 한다. 깨끗한 물에 사는 민물고기를 주로 사용하며 이렇게 완성된 초밥의 생선 맛은 매우 강하다, 이러한 맛은 발효로 말미암아 얻어진 것이라 한다.

일본의 초밥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 것은 간사이 지방의 식해가 관동(關東) 지방으로 전해지면서부터다. 관동지방의 중심도시인 동경은 해안에 있어서 풍부한 생선과 어패류를 공급받을 수 있어 이러한 환경적 영향을 받아 니기리스시로 불리는 지금의 초밥 형태(한입에 먹기 알맞은 치수의 밥 위에 고추냉이를 넣고 그 위에 생선을 올려놓는 방법)를 만들어 내게 되었다.

일본에서 전설 같은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오는 일설에 의하면 '화옥여병위라는 인물이 작은 초밥집을 열어 처음 쥔 초밥을 발명하였고 즉석에서 먹는 쥔 초밥은 등장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이렇듯 일본의 초밥은 한반도 동해권과 가까운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관서 지방에서 우리의 식해와 유사한 나레스시로 태어나 동경을 중심으로 한 관동지방의 에도 스타일이라고 하는 오늘날 니기리스시가 만들어져 두 가지의 스타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의 식해가 점점 우리의 식탁에서 사라지는 동안 일본은 초밥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전시켜 왔다.

/김영복(경남대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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