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체인점 덕에 규모 커진 커피 시장'맛 자체 음미하는 문화' 우리나라선 아직

일러스트/서동진 기자

커피라고 하면 크림이나 설탕이 듬뿍 들어간 달달한 커피나 즐겨먹었던 정상철(29·통영시 북신동) 씨. 하지만 요즘 이름조차 생소한 쓴 커피 때문에 입맛까지 잃었다.

올해 대학졸업을 앞둔 여자친구가 MBC <커피프린스 1호점(이하 커프)>이란 드라마에 심취하더니 자신의 꿈은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라고 선언해버렸다.

커피 뽑는 기계 등 재료는 카드할부로 긁어 사줬지만 그녀의 실험정신 앞에선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하루에도 십 수번 새로운 커피를 만든다며 만들어놓고 가족이나 정 씨에게 맛을 평가해달라고 요구해 거절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때문에 울고 웃는 이웃들의 '코피 터지게' 치열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다방에서 커피숍으로

전 인류의 3분의 1이 마시는 음료, 커피.

원산지만 해도 60개국이며 종류도 100종이 넘는다. 기호식품의 범주를 넘어선 지 오래다.

국제커피협회(ICO·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커피소비량은 연간 1.75kg(2005년 기준). 세계 13위의 커피소비국이다.

커피시장의 성장률은 가파르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세계적 대형 체인점 커피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성장세에 탄력을 받기 시작해 최근 몇 년 사이 규모가 급증했다.

게다가 동네의 소형 카페를 가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커피 메뉴를 접할 수 있다. 이는 커피 전문점이 인기를 끌면서 외국계 커피 전문점 외에도 소규모로 자체적인 브랜드를 내걸고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커피 메뉴의 다양화가 이뤄지고 있다. 동네에서 운영되고 있는 다방이 이제 추억만으로 손님을 끌기엔 힘이 부친다.

한편 도내에도 커피시장이 양적으로는 커졌지만 제대로 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질적인 성장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품질의 차이와 함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커피 전문가가 도내에는 거의 없는 편이다.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하유선(20) 씨는 "여전히 커피전문점에 와서 다방커피를 달라는 손님이 많다"며 "손님들 중 커피 맛을 음미하며 제대로 드시는 분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커피문화가 메뉴만 다양화되었을 뿐 아직 다방문화가 지배하고 있다"며 "커피전문점이 커피 자체를 즐기는 문화보다 만남의 공간이란 인식이 대부분"이라며 아쉬워했다.

◇ 스타벅스 vs 개미 브랜드

경남에도 스타벅스가 들어섰다. 신세계 마산점 지하 식료품점 코너에 마련된 스타벅스는 그 상징성 때문에 뭇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스타벅스란 이름이 생소한 이들에겐 커피 값이 너무 비싸다며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문화아이콘이란 거창한 유명세를 접한 이들은 한번 사먹고 로고가 박힌 빈 컵을 재활용해서 쓰는 이도 있었다.

스타벅스 마산점 근처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이모(26·여) 씨는 "어떤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커피를 즐기며 개인작업을 할 수 있는 문화아이콘인 스타벅스가 궁금해 얼마 전 가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하지만 마산점은 다른 지역과 달리 시원한 전망이 있는 곳도 아니며,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은 여느 커피숍과 다를 바 없다"며 근처 다른 커피전문점을 찾고 있다고 했다.

스타벅스 마산점 근처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입점하며 긴장했지만 매출의 변화는 없었다"며 "스타벅스 마산점이 아직 소규모 커피전문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는 독특한 커피   

△ 어르신에겐…시나몬 아이스커피

나이 많으신 분에게 진정한 커피 맛을 보라며 쓴 커피를 대접하는 것을 이해할 순 있지만 약간 위험한 발상이다.

그래서 단맛을 담은 시나몬 커피가 제격이다. 만들기 간단하면서 일반커피와 다른 고급스러운 느낌을 줘 대접받은 느낌을 들게 하는 커피다.

만드는 법은 우유에 시나몬 가루를 넣고 약한 불로 녹인 후 식힌다. 다음 일반 커피가루와 설탕을 넣은 후 얼음을 넣는다. 그 위에 휘핑크림을 얹고 시나몬 가루로 장식하면 끝.

△ 젊은이들에겐…브라우니 모카커피

커피 속에 브라우니(케이크)라니. 하지만 초콜릿과 브라우니가 커피와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누가 알았을까.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초콜릿과 브라우니 20g을 부스러기로 만든 후 모카커피에 넣으면 된다. 휘핑크림을 위에 바르고 남은 초콜릿 가루를 뿌려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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