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수술 맹신하면 안돼

항문에 생기는 치질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문화적 병이다. 항문 질환은 누구나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병이지만 왠지 부끄러워서 남에게 말도 못하고 숨기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는 예전보다는 질병 정보가 많이 확산되어 병원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고통이 따름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아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항문병이다.

항문이 불편해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는 배변 후 출혈로 오는 경우가 제일 많으며, 항문이 아프다, 뭔가 튀어나왔다, 혹은 간지럽다 등의 경우가 그 뒤를 잇는다.

항문에서 피가 나면 겁도 나고 뭔가 큰 병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며 불안한 마음을 가지면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출혈이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항문에서 나오는 밝고 선명한 출혈은 대부분 항문 근처 치핵(치질)이나, 치열로서 나는 출혈이기 때문이다. 다른 질환으로 생기는 출혈은 주로 항문보다 위쪽에서 장내에 머물러 있다가 나오는 출혈로서 색깔이 검붉고 탁한 느낌이 있다

항문에서 보이는 출혈은 가장 흔한 원인이 항문점막 안쪽에 혈관들의 모임이 늘어나서 생기는 치핵으로, 일종의 항문에 생기는 정맥류인 치핵, 즉 흔히 말하는 치질이 가장 흔하다.

이런 치핵은 내치핵(암치질), 외치핵(수치질)으로 나누어진다. 암치질은 출혈이 가장 흔한 증상이고 수치질은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초기 치질인 경우는 흔히 잘 아는 방법으로 온수 좌욕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증상 완화에 아주 좋다.

그러나 일상에 쫓기다 보면 질환을 앓고 있는 누구에게나 치질이 점점 악화돼 결국에는 수술을 해야만 하는 사태로 발전하게 된다.

이렇듯 치질 수술의 목표는 항문에 발생한 혈관(정맥류), 불필요한 연조직, 늘어난 항문피부 주름 등을 제거하는 것이 그 주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치질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전통적으로 행해져 온 간단한 수술 방법은 고무줄로 단단히 묶어서 저절로 떨어지게 하는 방법, 약물 경화제를 투입해 제거하는 방법 등이었으나, 최근 여러 가지 레이저 수술 등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치질 수술이라면 누구나 수술 후 통증으로 인한 불편이 두렵고 심적으로 민감한 부분이어서 가급적 좀 더 편안하고 아프지 않게 치료하는 방법을 찾게 마련이다.

하지만 마치 레이저로 수술하면 고통없이 간단하게 낫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떤 좋은 기구를 사용하더라도 치질의 근본 조직을 제거하고 난 뒤 상처가 아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므로 하루에 완치된다는 오해는 금물이다. 오히려 잘못 선택된 레이저 시술은 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사전에 정밀한 진단과 충분한 상담으로 진행돼야 한다.

   
 
 
치질은 간단한 치질에서 복잡하고 오래된 치질에 이르기까지 아주 종류가 다양하며, 수술 후 회복과정도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치질의 근본을 제거하는 수술은 어떤 기구를 사용하더라도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외과의사가 항문의 민감성과 기능적 특성을 잘 알고 치질조직을 정밀하게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치질 수술의 성공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박정우(마산 예일항맥외과 원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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