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전자레인지 몇 번 쓰세요?'

원래 전자제품이 사기 전에는 여러 모로 쓰일 듯 싶지만 막상 사고 나면 잘 쓰이지 않고 애물단지처럼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갓 태어난 유아를 키우는 집에선 산모들이 젖병을 소독하는데 주로 사용되다가, 직장 나간 엄마를 대신해 도시의 아이들에겐 밥과 국을 데워주기도 하고, 급하게 차릴 상을 위해 고기나 생선을 해동할 때 가끔씩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자레인지는 우리가 모르는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다. 이제까지 밥과 국을 데우는데 쓰던 전자레인지에서 벗어나 '만능 조리사'로서의 전자레인지를 만나 음식의 맛과 향을 지켜보자.



전용 용기 사용하기


주부들이 전자레인지에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조리 중 음식이 마른다는 점이다. 전자레인지는 특성상 음식의 수분을 뺏어가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

또 냉동식품인 경우에는 겉은 타버리고 속은 익지 않는다. 속과 겉이 다른 '이중적 성격'도 불만이다.

주부들의 불만은 업자들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음식이 마르는 과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전용 용기들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전용 용기들은 전자레인지의 고주파를 적절히 이용해 밥 짓기, 국수 삶기, 생선구이, 찜 등 요리시간을 줄이면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예를 들면, 전자레인지 전용 생선구이기는 가스레인지에서 구울 때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을 줄여준다. 또한 생선 굽는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했던 방식과 달리 냄새가 새지 않게 만든다.

특히 전자레인지의 고주파에 의한 조리가 아니라 고주파를 통해 팬의 단열판을 데워서 생선을 굽는 방식이기 때문에 음식이 마르지 않고 고유의 맛과 향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음식이 타는지 걱정할 필요도 없이 '조리 끝' 울림만 기다리면 된다.

단지 고등어 등 두꺼운 생선을 조리할 때는 2~3분 더 가열한 후 다시 꺼내 뒤집은 뒤 2분 더 가열하면 완성이다.

남은 음식 다시보기

여름철 날씨도 더운데 가스레인지 앞에서 땀을 흘리며 식사준비를 하노라면 쉽게 외식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음식을 먹자니 더운 날씨가 밉고 매일 외식을 하자니 주머니가 부담스럽다.

이럴 때 전자레인지는 남아있는 음식을 간단하게 새 음식으로 '둔갑'시키는 기술을 발휘할 수 있다.

△ 찬밥을 갓 지은 밥으로 만들기

찬밥에 물이나 술을 조금 뿌린 후 랩이나 뚜껑을 덮어 가열하면 금세 지은 밥처럼 따뜻하고 윤기 있는 밥이 된다. 고슬고슬한 밥을 좋아하면 뚜껑을 덮지 않으면 된다.

△ 바삭한 튀김 맛 되살리기

먹다 남아 눅눅해진 튀김도 바삭바삭하게 살려낼 수 있다. 바삭거리지 않고 물기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식품에서 나온 기름과 수분 때문이다. 그래서 접시에 키친타월을 깔고 그 위에 튀김을 놓아 가열 중에 생기는 기름과 수분을 빨아들이게 하면 다시 바삭거리는 튀김이 된다.

△ 김빠진 김 '바삭하게'

장마철 더욱 눅눅해진 김. 가스 불에서 김을 전체적으로 '살짝' 굽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이 때 김을 접시 위에 4장 정도 올려놓고 전자레인지에서 1분간 가열하면 바삭바삭한 김이 된다.

△ 채소 데치기

채소는 깨끗이 씻어서 물기가 조금 남아있는 상태로 접시에 담은 후 랩을 씌워서 전자레인지에 넣어 가열한다. 식힐 때는 물에 담그지 말고 소쿠리 등에 펴놓으면 더욱 좋다.

조리 원리 파악하기

전자레인지의 원리를 알면 음식을 더욱 맛있게 요리할 수 있다.

전자레인지는 식품 전체가 전파의 에너지로 일률적으로 가열된다. 여기에 사용되는 전파는 레이더나 전화의 중계 등에 사용되는 전파와 같다.

이 고주파는 음식물 속에 있는 물 분자의 마찰을 일으켜 열을 발생시킨다. 밑보다는 위, 가운데보다는 끝 부분이 전자파가 잘 닿는다. 그래서 잘 익지 않는 것은 가장자리나 위쪽에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러 접시에 따로 담아 넣을 때는 턴테이블 끝 부분에 둥글게 배치하는 것이 골고루 잘 익히는 방법이다. 특히 전자파는 뾰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데우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딱딱한 음식은 각을 날카롭게 잘라서 다른 재료와 담으면 익는 시간이 비슷해진다. 또한 용기는 둥근 모양이어야 재료가 골고루 익는다. 그래서 사각의 큰 용기보다 둥근 용기 여러 개에 나눠 담는 것이 요리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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