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흩어져 살던 가족과 친지들이 부모님과 고향을 찾아 장시간에 걸쳐 대 이동을 하는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설날 하루 전은 주부들이 음식준비로 바빠지는 날이다.



현대 주부들이 전통설음식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만들고 어떤 맛을 내는지는 잘 모르고 있다. 잊혀 가는 설음식으로 모처럼 모인 친지와 가족들에게 점수를 따보는 것이 어떨까.



◇신선로



신선로(神仙爐)는 화통이 가운데 있어 그 속에 숯불을 넣고 그릇 가장자리에 버섯·야채·고기완자·굴전·동태전·조기 등 설날 만들어놓은 기본 재료를 화려하게 돌려 담아 육수를 부어 끓여 먹는 탕의 일종이다. 갖은 재료와 정성을 다해 만든 귀한 음식이니 열구자탕((悅口子湯)이라고도 한다.



신선로는 궁중 요리인 만큼 정식으로 준비하려면 아주 까다롭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이 간소화하기도 했다.



가정에서는 신선로틀을 갖추고 있지 않아 일반전골냄비에다 준비해도 된다. 준비된 냄비에 버섯·고기완자·야채·굴전·해물·조기 등 갖은 재료를 모양이 좋도록 돌려 담는다. 고명으로 잣·호도·은행을 얹으면 좋지만 넣지 않아 된다. 이렇게 담은 냄비에다 재료가 보이거나 너무 잠기지 않도록 자작하게 육수를 부어 15~20분 정도 끓여 내놓는다. 이미 밑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양념을 따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 너무 많이 익히면 재료들이 불어 국물이 쫄게되어 제 맛을 내지 못한다. 매콤하고 얼큰한 맛을 원할 때는 고춧가루를 적당히 넣는 먹는 것도 일품이다.



◇전골·떡전골



전골은 신선로와 비슷하고 서민층에서 간편하면서 뜨끈하게 화로를 끼고 둘러앉아 먹는 것이다. 찌개와는 달리 주재료가 특별나지 않고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데 끓는 것을 보면서 먹는 것이 다른 점이다. 전골 틀은 군사들의 벙거지에서 유래됐다.



전골틀을 화로에 올려 냄비에 기름을 바르고 각색 재료를 늘어놓고, 가운데 깊은 곳에는 육수를 간 맞추어 붓고 고기 완자를 넣어 익히면서 달걀을 넣어 국물과 함께 먹게 된다.



떡전골은 저녁식사로 잘 어울린다. 만드는 방법은 흰떡은 어슷하게 썰어 물에 가볍게 헹구어 놓는다. 쇠고기는 선명한 붉은 빛을 띠는 살코기로 준비하여 채 썰어 진간장·청주·설탕·다진마늘·깨소금·후춧가루·참기름을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조물조물 무친다. 당근·배추·대파·느타리버섯은 적당한 길이로 썰고 당면은 1분 정도 살짝 삶아 물로 헹궈 물기를 빼놓는다. 전골냄비에 손질한 떡·쇠고기·준비된 야채를 예쁘게 돌려 담고 육수를 부어 끓인다. 한소끔 끓으며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쑥갓을 올려 낸다.



◇조랭이 떡국



전통 설날에는 일반적으로 각 가정마다 떡국을 끓인다. 그러나 조랭이 떡국은 색다르다.



만드는 방법은 양지머리·사골·대파·양파를 넣고 고아 국물을 내고, 양지머리는 건져내어 결대로 찢어 양념장을 넣어 묻혀 둔다. 국물이 끓으면 국 간장과 소금을 간하고 찬물에 담기 불려 놓은 떡을 넣고 끓인다. 떡이 떠오르면, 어슷 썰은 대파를 넣고, 국그릇에 떠서 양념한 양지머리와 달걀 지단·김 가루를 얹어 대접한다.



◇장(醬)김치



장김치는 떡국과 명절에 준비한 여러 가지 떡과 함께 먹는 것으론 으뜸이다.



무·배추를 간장으로 절였다가 그 국물을 맑은 물과 합해 소금간을 하여 김칫국으로 붓는다. 절여진 무와 배추에 파·마늘·생강을 채로 썰고, 표고버섯·석이·실고추·배·미나 리를 넣어 새콤하게 익혀 먹는 특별한 물김치이다. 국물의 색은 엷은 간장 빛이 나고 약간의 달짝지근한 맛과 표고버섯의 향이 난다. 젓갈과 고춧가루는 쓰지 않으며 중부 지방이나 궁에서 해먹던 것이다.(도움말/김혜옥 경상남도병원영양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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