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부다페스트는 정치·행정·산업·상업의 중심지다. 1873년 페슈트(다뉴브강 서쪽 언덕빼기 지역)·부다·오부다(옛 수도, 부다의 북쪽)의 마을을 연합하여 이를 부다페스트라 이름짓고 지금까지 수도로 그 역할을 해오고 있다.



부다페스트에는 페슈트 도심에 시청건물(1735년)과 부다의 성곽언덕에 있는 성(城)과 모티오슈 교회(13세기) 등 역사적인 건물이 아직도 보존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페슈트 도심에서 북동쪽의 시공원까지 뻗어있는 인민민주주의 거리는 부다페스트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명성이 높다.



이곳에는 특히 1635년 건립된 국립오페라 극장과 미술박물관, 각종 미술관·극장·연주회장 등이 자리잡고 있어 예술도시로서 손색이 없다. 하지만 당시 동구권 지역은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음악적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부다페스트는 이 열등의식을 회복할 수 있는 매개체였다. 이후 리스트의 활약으로 음악도시로서의 명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특히 베토벤의 서곡 〈스테판 왕〉〈아테네의 폐허〉 등이 연주된 곳으로 유명하다. 이는 서유럽의 작곡가인 베토벤이 음악활동의 본고장으로 이곳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811년은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대가 러시아를 침공했던 시기였다. 당시 베토벤은 건강악화로 체코 프라하의 온천지대와 헝가리의 테플리츠 온천에서 휴양 중이었다. 여기서 베토벤은 계몽사상가이자 작가인 아우구스트 폰 코체뷔가 쓴 대본을 토대로 연극음악을 작곡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 곧 〈아테네의 폐허〉였다.



이후 1884년에는 1310석의 왕립오페라 하우스가 개관되었다. 이곳은 산도르 에르켈·구스타프 말러·아루투르니키쉬·오토 클렘페러 등의 지휘자들이 거쳐간 곳으로 모차르트·베르디·무소르크스키의 작품이 공연된 곳이기도 하다.



1920년부터는 헝가리 작곡가인 벨라 바르톡의 오페라 〈푸른수염 성주의 성〉이 초연된 곳이고, 드뷔시의 〈펠레아서와 멜리장드〉, 스트라빈스키의 〈오이디푸스왕〉, 미요의 〈3개의 미니오페라〉 등 헝가리출신 작곡가의 작품이 상연된 곳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바그너와 마스카니·레온카발로·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도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다.



특히 1869년 이후 프란츠 리스트가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로 부다페스트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유명한 연주자들이 앞다투어 부다페스트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리스트의 영향력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리스트의 고향인 헝가리 부다페스트. 그의 이름을 딴 음악원이 있고, 그를 기념하는 국제콩쿠르가 열리는 곳. 체코의 프라하와 더불어 음악박물관, 음악가들의 동상이 서있는 오페라하우스, 코다이 생가, 바르톡기념관 등 음악사의 유적을 감상할 수 있는 동유럽의 아름다운 음악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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