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덩어리 잘라내야 완치

치핵은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가지고 있는 항문 질환이지만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숨기거나 의학적 상식이 부족하여 적절한 치료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상태에서도 장기간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여러 정보통신 매체를 통한 홍보로 점차 일반인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치료를 받아야 할 병의 하나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치핵이란 항문에 생기는 병중에서 가장 흔한 병으로 항문과 하부 직장 부위의 혈관이 커지고 늘어난 덩어리를 말합니다. 일반인들은 이를 치질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증상으로는 흔히 배변시 항문 출혈, 탈항, 통증 및 소양증 등을 유발합니다. 치핵의 발생 원인으로는 흔히 변비가 있어 변을 볼때 힘을 많이 주게 되면 복압이 올라가서 항문으로 피가 많이 몰려 항문혈관이 늘어나 발생합니다. 그 외 임신, 만성설사, 알코올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치핵은 생기는 부위에 따라 항문 안쪽에 생기는 내치핵과 바깥에 생기는 외치핵으로 나누나 흔히 시간이 지나면서 항문 내측과 외측 모두 생기는 혼합된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치핵은 다시 항문 안쪽의 혈관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돌출되는 정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눕니다. 돌출은 없으나 가끔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를 1도, 변 볼 때 돌출이 되나 저절로 다시 들어가는 경우를 2도, 변 볼 때 돌출되어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경우를 3도, 그리고 돌출된 상태가 지속되어 괴사 및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를 4도 치핵이라 합니다.

외치핵은 아직 객관적인 분류 기준이 만들어져 있지 않으나 혈전이 생겨 부은 정도와 기간에 따라 심한 정도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치료는 보존적인 요법과 외과적인 수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존적인 요법은 식이 요법, 통증 치료, 온수 좌욕, 배변 습관 조절 및 내복약과 좌약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부종이나 통증 등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 일시적인 호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치핵은 항문 부위의 혈관이 늘어난 덩어리이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 치료만으로 완치될 수는 없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치핵을 잘라내어 제거한다는 점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2도 이상의 내치핵이나 통증이 심하고 자주 붓는 외치핵은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핵 뿐만 아니라 항문에 발생할 수 있는 치루, 농양, 치열과 같은 다른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화장실에 너무 오래 앉아 있지 말고 배변 시 너무 힘을 줘 복압을 증가시키지 않는 배변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변비를 치료하고 식물성 섬유를 많이 섭취하여 쾌변을 볼 수 있도록 하며 평소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습관을 가지십시오. 마지막으로 배변 후 항문에 통증이나 출혈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신다면 이러한 항문 질환으로 인해 남모르게 받는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박수용(마산 연세병원 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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