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한 꿈 접은 강원미양 불에 그을린 동전 기탁





대학 합격통지서를 받은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화재로 대학진학의 꿈을 접은 여고생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보여 작은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합천군 율곡면 낙민리 매실마을에 사는 강원미(18·합천여고 3년)양은 지난 수능시험에서 비교적 우수한 성적을 받아 부산 고신대학 아동학과에 특차로 합격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강양의 생활터전이자 아버지가 운영하는 타조농장에 뜻하지 않은 불이 나 관리사와 가재도구는 물론 타조사육에 필요한 부화기 등 수천만원 상당의 재산을 모두 날려버렸다.



순식간에 단란했던 가정이 화마로 인해 잿더미로 변하자 강양은 대학 진학의 부푼 꿈을 접고 외가인 부산으로 떠나야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강양은 외가로 떠나기에 앞서 지난 12일 자신이 다니던 율곡면 영전리 산정현교회를 찾아가 그 동안 푼푼이 모았던 동전 2만2300원을 헌금으로 내놓으며 자신보다도 어려운 이웃을 도와줄 것을 당부했다. 이 동전은 화재현장에서 찾아낸 것이어서 불에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또 강양은 교회목사에게 자신의 기도문이 담긴 메모지에 “비록 저희 가정에 불이 났지만 가족들을 무사하게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제가 가진 것을 몽땅 드리오니 저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이길 바란다”는 내용을 남겼다.



이같은 사연이 전해지자 합천여고와 산정현 교회는 “모범생이었던 원미가 순간의 불행으로 학업을 중단해서는 안된다”며 원미양 돕기를 시작했다. 또 방학중에 뒤늦게 이 소식을 전해들은 급우들도 원미의 대학진학을 위해 각계에 호소하며 돕기운동에 나섰다.



한편 원미양의 가족들은 이웃들의 도움으로 인근 빈집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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