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게도 더운 여름에 사람들의 야외 활동은 더욱 늘어난다. 더운 여름에 집에 가만히 앉아서 쉬는 것이 최고의 휴가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시원한 계곡과 물놀이 하러 떠나는 것 또한 쉽게 포기하기 힘든 일이다. 떠날 때 챙기는 것이 음식. 그 중에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 삼겹살이다. 하지만 과연 삼겹살에 대해 얼마나 알고 먹을까. '야외 삼겹살 100% 즐기기'에 도전해 보자. 

고르기:마블링이 많을수록 좋다

내달 9일, 한·미FTA를 통한 미국산 소고기 대량유통을 앞두고 소고기 가격이 많이 내렸다고 하지만 아직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돼지고기가 소고기보다 맛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입이 부담스럽지 않은 삼겹살 고르기, 비결은 뭘까.


일단 좋은 삼겹살을 고르면 휴가철 야외 삼겹살 파티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야외에서 하는 파티인데 뭔들 맛이 없겠는가라는 사람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는 고맙지만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이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왕 g단위 가격으로 사는데 맛있는 것을 고르는데 해로울 건 없다.

좋은 삼겹살의 조건으로 흔히 선홍색의 고기를 사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정육점 붉은 조명 때문에 정확한 선홍색을 구분하긴 쉽지 않다. 대신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첫째, 정확히 삼겹인지 확인하라. 삼겹살은 살과 비계가 조화를 이룬 부위다. 따라서 단면을 살펴보고 살 선이 끊어진 것보다 살 선이 온전한 것으로 고른다면 일단 합격.

둘째, 근내지방의 분포가 많은 것을 골라라. 근내지방(흔히 마블링이라고 부름)이란 지방과 살이 섞여있는 부위(아래 원 안 사진)를 말한다. 이 근내지방이 적은 것 보다 많은 것이 좋다. 근내지방은 돼지가 운동을 꾸준히 하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좁은 우리 안에서 중량만을 위해 키운 돼지에겐 근내지방이 적다.

셋째, 오도독뼈가 중간에 있는 것을 골라라. 오도독뼈는 고기를 먹을 때 이물질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오도독뼈는 돼지 삼겹살의 중앙을 가르는 뼈다. 따라서 오도독뼈가 중앙에 있는 삼겹살이 먹기에는 불편할지 몰라도 맛은 제일 좋다.

굽기:석쇠엔 10㎜ 불판엔 7㎜ 두께

우선 석쇠에 구울 것인가 아니면 판에 구울 것인가에 따라 삼겹살의 두께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석쇠는 불에 직접 굽는 것이기 때문에 삼겹살의 두께가 약간 두꺼운 10㎜가 적당하고 판에 구우려면 7㎜정도가 알맞다.

야외로 떠나는 날 정육점을 찾아 원하는 삼겹살 두께를 말하면 웬만히 경험이 있는 주인장이라면 거의 오차 없이 잘라준다.

석쇠는 숯불에 구운 좋은 향을 보장하지만 기름이 흘러 숯에서 올라오는 그을음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불과 석쇠의 높이가 중요한데 최소 10㎝ 이상은 거리를 두어야 '검은 고기'를 먹지 않을 수 있다.

불판에 구울 때는 먼저 불판을 달군 후 삼겹살을 올려 구워야 제 맛이다. 구울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뒤집기다. 삼겹살이 판에 눌어 붙을까봐 계속 뒤집는 이들이 많은데 가장 경계해야 할 금기사항이다. 삼겹살은 비계의 기름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기 때문에 눌어 붙을 걱정 없이 먹는 고기다. 따라서 처음에 육즙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한번 뒤집는다. 뒤집은 면에 다시 육즙이 올라오면 그때 잘라서 먹으면 진정한 고기 맛을 느낄 수 있다.

먹기:기름보다 소금에

양념도 삼겹살의 맛을 좌우하는 요소다. 미식가들은 일반적으로 기름장에 찍어 먹는 것보다 소금 간을 애용한다. 비계의 적절한 조화가 이룬 삼겹살에 느끼한 기름장은 영양학적으로도 어울리지 않는다.

삼겹살엔 소주가 어울리지만 와인도 버겁진 않다. 펜션 쪽으로 나들이를 간다면 와인을, 계곡이나 해수욕장이라면 소주가 좋다.

분위기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센스. 와인 선택은 탐린 성분이 많아 고기를 연하게 해주는 호주산 쉬라즈 품종이 좋다.

수입·국산 구별법…양쪽 가장자리를 살펴라

   
 
 
수입과 국산을 구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삼겹살의 가장자리를 살펴보는 방법이다.

삼겹살의 양쪽 가장자리를 자세히 보면 삼겹살이 아닌 다른 고기가 조금씩 붙어 있다. 이 부분(위 사진)은 돈가스용으로 쓰이는 돼지 등심부분이다.

국내산은 이 등심부분이 따로 잘라내지 않는 이상 붙어 있다. 정육점에서도 중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부러 잘라 내지 않고 판다. 하지만 수입육은 이 부분을 싹둑 잘라내서 포장해 수출하기 때문에 직사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김영관(마산 고기백화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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