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심장·소화기능 원인

푹푹 찌는 7~8월은 아마 수험생에게 가장 힘든 시기 중 하나일 것입니다.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생활리듬이 가장 중요한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밥맛이 없다고 아침을 거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수험생은 무더위로 체력이 허약해진 상태에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과 찬 음료수를 많이 마셔 몸에서 열을 조절하는 능력을 잃어 냉방병에 걸리기 쉬우므로 단백질이 많은 음식과 체질에 맞는 한약 복용으로 기력을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수험생이라도 다 같은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춰 처방됩니다. 수험생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미열이 계속될 때 :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신진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양 뺨과 이마에 미열이 생기는데 뚜렷한 발열 상태가 아니므로 지나치기 쉬우나 방치하면 머리가 무겁고 멍해지며 어지럽고 심한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또 눈이 충혈되거나 침침해지고 귀가 울리며 입이 마르고 코피가 잘 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소화기 기능이 쇠약해져 가스가 차고 몸이 마르며 트림이나 헛구역질이 생기는 등 전신증상이 나타나므로 치료해야 합니다.

2. 건망증이 심하다 : 유난히 건망증이 심해서 고통을 겪는 수험생의 경우 스트레스나 생각, 염려 또는 걱정 따위가 지나쳐서 심장과 소화기 기능이 쇠약해진 것이 원인이며, '귀비탕'이나 '총명탕' 등으로 처방하여 복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3. 더위 타고 피로하다 : 여름철 더위는 수험생들을 지치게 하여 판단력과 기억력이 감퇴되고 불안감이나 신경쇠약 등에 시달리게 됩니다. 중추신경계의 기능도 저하되고 면역력까지 떨어져 여러가지 질병에 시달리게 되는데, 증상이 약하다면 가벼운 운동이나 기분전환 등으로 충분하지만 증상이 심하다면 가까운 한의원에서 진찰받는 것이 좋습니다.

4. 복통과 설사 또는 변비가 있다 : 수험생의 복통은 신경성이라고 단순하게 넘길 것이 아니라 나타나는 증상과 통증 부위를 잘 살펴서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대중요법에 치중하다보면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수능시험일까지 아직 시간이 충분하므로 증상이 가벼울 때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5. 빈혈이 있다 : 빈혈은 체내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성장과 발육에 지장을 주며, 식욕이 떨어지거나 메스껍거나 헛배가 불러오고 변비나 설사가 반복되기도 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지며 어지럽거나 두통이 생기고 피로와 불안감이 가중되거나 근력이 저하되기도 합니다.

6. 잠이 쏟아진다 : 시도 때도 없이 졸고 싶고, 꾸벅꾸벅 졸다가 깨어나고 다시 꾸벅거리기를 반복하는데, 이 때문에 주의력과 집중력이 감소하고 정신이 산만하여 공부에 대한 의욕이 없어진다고 하는 경우,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기수(嗜睡)라고 하며 원인은 체내의 원기가 부족한 것으로 원기를 보충하여야 합니다.

   
 
 
흔히 여름철에 복용하는 보약은 땀으로 다 빠져나간다는 오해가 있는데 이는 대표적으로 잘못 알려진 한방상식이며, 특히 수험생은 무덥고 지치기 쉬운 여름철에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쉽게 지치고 무력해지기 쉬운 여름철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아무쪼록 힘든 여름을 잘 보내서 다가오는 입시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한성찬(자산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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