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이용해 만든 고추장·간장 등 각종 장류, 영양학적 완전식품으로 주목


동서양 요리재료 중 양파만큼 특별할 것 없는 재료가 있을까. 이유는 세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양파가 동서양에 끼친 영향은 특별하다. 기름진 음식을 입에 달고 사는 미국인이나 중국인이 양파를 알지 못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비만과의 전쟁을 치렀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도 미국인이 중국인보다 심장병 발병률이 10배 가량 높은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이유에 대해 학자들은 말한다. "중국인은 양파를 춘장에 찍어 먹었고 미국인은 단지 튀겨 먹었다는데 큰 차이가 있다."

양파를 장류에 이용해 먹는 것이 어떻게 양파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지, 관련 상품은 어떤 게 있는지, 양파 장류의 비밀을 한 꺼풀씩 까보기로 했다. 최근 2차연도 최종 성과발표회를 연 창원대학교 창녕양파장류산업 RIS(지역혁신특성화) 사업단(단장 차용준 교수)의 도움말을 들었다.

◇ 정력제의 또 다른 이름

양파가 우리의 식탁에 오른 지 100년.

어느 요리와도 잘 어울려 '음식의 감초'로 불리는 양파는 손질하는 이의 눈물을 쏙 빼게 해 자주 '악어의 눈물'을 만들게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독특한 맛이 있다.

매운 맛과 향이 강해 음식물의 향을 부드럽게 하고, 섬유질은 변비를 막아주며, 셀레늄이란 성분은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파 소비의 1등 공신은 뭐니뭐니 해도 중국집이다. 가격대비 양과 질에서 가장 좋은 재료인 양파는 중국집에선 없어선 안 될 최우선 구매품이다. 중국인들이 세계에서 양파를 가장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름기가 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서도 심장병이나 고혈압, 뇌졸중 같은 혈관병이 적은 것이 양파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중국음식점에 가면 빠지지 않고 양파와 곁들여 나오는 춘장이 양파의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양파는 정력제로 알려져 있었다. 옛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설 당시 동원된 노예들에게 매일 양파를 먹였다는 것은 널리 회자되는 이야기다.

최근에는 양파에 들어있는 비타민A와 B의 기능이 밝혀졌다. 비타민A가 정자생산에 이용되고 비타민B가 섹스욕구를 자극하는 부교감신경을 왕성하게 해준다는 것이 밝혀지며 정력제로서 과학적 증거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술을 마실 때 양파를 넣어 먹으면 알코올을 중화시켜 간을 보호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예전에 오이가 자리 잡고 있던 소주잔에 양파를 넣어 먹는 사람들이 늘었다.

차용준 단장은 "사업단의 회식엔 양주(양파를 넣은 소주)가 기본주"라며 "양파를 넣은 지 4~5분 정도가 지나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고 팁까지 전했다.

◇ 양파가 장류를 만났을 때


양파의 생리 기능적 특성이 국내외의 학계 중심으로 계속 발표되고 있으며, 양파 및 그 가공품의 효능도 새롭게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가적인 식재료였던 양파 가공식품이 웰빙 바람을 타고 즐겨먹는 식품으로 변했다. 전통발효식품인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등의 장류가 양파를 만나게 된 계기는 기능성이 우수한 퓨전형 요리가 선진국형 식문화 형태로 자리 잡으며 균형 잡힌 영양으로 완벽한 복합제품으로 선택받았기 때문이다.

조리시 장류 단독으로 이용되기 보다는 양파, 마늘과 같은 채소류가 복합적으로 섞이면 영양적으로 '완전한' 식품이 제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산업자원부와 창녕군의 지원으로 현재 지리적 특성화를 통한 창녕 양파장류 RIS사업단이 발족해 성과를 내고 있다.

창녕양파장류 협력업체로 창녕 내 24개 업체가 참여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맛울림'이란 공동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들은 올해 추석에 맞춰 창녕양파장류 종합선물세트를 제작해 판매할 예정이다. 사업단은 이들에게 영양분석 포장 마케팅 등 원천기술을 제공해 창녕양파의 소비를 통해 농가 소득 향상과 장류와의 결합을 통한 특허를 양산하고 있다.

전국 생산량에서 전북 무안(40%)에 비해 크게 뒤진 창녕(8%)이 양파 지리적 표시제 등록으로 고무되어 있다. 현재 사업단의 기술협력으로 양파간장, 양파된장, 양파고추장, 양파잼, 양파국수, 양파음료 등 다양한 상품이 만들어져 팔리고 있다. 사업단은 향후 양파장류연구소를 설립해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관련 상품의 허브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 단장은 "1·2차연도 사업을 통해 축적된 기술로 형성된 클러스터에 이제 양파장류산업단지가 형성된다면 차세대 한국형 향토 산업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아두면 좋아요!

◇ 영양 = 양파의 좋은 성분은 껍질에 있다. 대부분 껍질을 까고 흰 부분만 먹지만 껍질에 항산화물질인 퀘세틴(quercetin) 성분이 10배 정도 더 많다. 조리시 마지막 주황색 껍질은 버리지 말자.

◇ 요리 = 양파는 익히거나 튀겨도 영양분 파괴가 거의 없다. 오히려 열을 가하면 매운 맛이 약해지고 단맛이 증가하므로 익혀먹는 것이 더 좋다. 설탕대신 양파를 써 보는 것도 좋은 요리습관.

◇ 보관 = 양파에 싹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냉장고에 저온보관(0℃)을 해야 한다. 특히 양파를 하나씩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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