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게 먹는 보양식

"후루룩 후루룩~쪽" 소리 내어 먹어야 더 맛있다는 국수, 우리 선조들은 국수에 많은 기원을 담았다.

어른 생신날 점심상의 국수는 실타래처럼 긴 장수를 기원했고, 돌 상차림의 국수는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국수를 먹는다는 것이 결혼을 뜻하는 말이 된 데는 두 사람의 인연이 국수처럼 길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여름철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해주면서 시원한 입맛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콩국수다.

우리나라에서 콩국수를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1800년대 말에 나온 <시의전서(時議全書)>라는 조리서를 보면 콩국수와 깨국수를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서민들은 콩국수, 양반들은 닭 국물에 깨를 갈아 넣은 임자수탕을 먹었다.

검은콩은 일반 콩과 비교해 영양소의 함량은 비슷하지만 노화방지 성분이 4배나 많고,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본초강목>에는 검은콩의 효능에 대해 '신장을 다스리고 부종을 없애며,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하며 모든 약의 독을 풀어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모발 성장에 필수 성분인 시스텐인(cysteine)이 함유되어 있어 탈모를 방지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검은콩에 들어 있는 사포닌은 몸에 해로운 활성 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사포닌은 콩을 삶을 때 생기는 거품으로 육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콩 삶을 때 생기는 거품을 걷는 것은 커다란 영양손실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검은콩에는 시스텐인, 사포닌 외에 불포화 지방산도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사포닌과 마찬가지로 혈관을 청소해 준다. 이 두 가지 성분의 동반 작용으로 인해 혈관의 노화는 물론 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는 검은콩은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검은콩 우유나 검은콩 차, 검은콩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가공식품까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른바 웰빙 건강 붐을 업은 '블랙푸드' 바람이다. 이제 면 요리는 간단히 허기를 때우는 간식 수준에서 벗어나 영양도 풍부해 더위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안성맞춤인 보양음식이다.

◇ 재료(4인분 기준) = 소면 400g, 검은콩(서리태 혹은 쥐눈이콩) 600g, 잣 2큰술, 검은깨 2큰술, 볶은 소금 2큰술, 오이채 1/2개분, 토마토 1/2개, 물 6~7컵

◇ 만드는 법 = 검은콩은 서리태라 하고 영양만점이죠. 먼저 검은콩을 깨끗하게 씻어서 생수에 담가 냉장고에 둔다. 그 상태에서 불려지는데 다음날 사용하면 좋다.(그냥 실온에서 불려놓으면 부글부글거리며 콩에서 비린내가 난다.)

하루 정도 냉장고에 뚜껑 닫은 상태로 두면 적당히 불려지고 그 곳에 검은 물이 나온다. 그대로 물까지 사용해서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뚜껑을 열어 논 상태에서 삶아준다.

   
 
 

삶으면 검은 물이 나오는데 식힌 후 그 물까지 다 사용한다. 미지근해지면 믹서에다 검은콩(껍질째), 잣, 검은깨를 함께 넣어 갈아주고, 냉장고에 보관한다.

소면은 냄비에 물을 끓여 소금을 약간 넣고 삶는다. 하얀 거품이 일며 끓어오르면 찬물(1/2컵)을 부어 가라앉힌 뒤 다시 끓어오르면 소면을 건져낸다.

삶은 소면은 재빨리 찬물에 넣은 뒤 미끈거림 없이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나도록 가볍게 비벼 씻는다.

1인분씩 타래를 지어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뺀다. 완성그릇에 국수, 오이채를 담고 검은콩 국물을 붓고, 소금을 따로 담아내 식성에 맞게 간을 맞출 수 있게 배려한다.

/허정주(LG아워홈 조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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