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내 휴게소 추천음식 베스트

   
 
 
사람과 사람을 빨리 이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고속도로는 빠른 차들 만큼이나 사람들에게서 여유를 앗아간다. 하지만 황량한 그곳에도 쉼터가 있으니 휴게소다.

잠이 필요한 사람·배고픈 사람 등에게 욕구를 채워줄 도로 위의 '오아시스'인 셈이다. 그 쉼터에서 색다른 별미를 맛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몇 년 전 만해도 거의 비슷한 식단에 가격만 비싸다고 생각했던 휴게소 음식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단지 끼니를 때운다고 생각했던 휴게소 음식이 휴게소별 특징에 따라 다양한 음식으로 차별화해서 입맛 잡기에 나선 것이다. 지역의 특산품을 이용한 이들 요리는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휴게소 음식 마니아까지 생겨날 정도로 음식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

탤런트 손예진 씨도 이른바 '휴게소 군것질'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에서는 휴게소 최고의 '장금이'를 찾는 맛 자랑 경연대회를 해마다 열고 있다. 올해 경남지역 고속도로 휴게소 맛 자랑 경연대회도 지난 5일 창원에서 열려 저마다 휴게소의 명예를 걸고 실력을 겨뤘다. 도내에 위치한 휴게소 조리담당 책임자의 추천음식과 이유를 들어봤다.

영산휴게소 '야초로 잔치국수'

야초로(Yachoro)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영산휴게소는 인근에서 생산되는 우리 몸에 유용한 국내산 30여종의 특용작물(한방재료)을 이용한 차별화된 메뉴로 두달 전부터 야초로란 이름을 걸고 음식을 만들고 있다. (들)야, (풀)초, (길)로를 의미하는데 감초, 구기자, 검정콩, 검정깨, 감자, 대파, 더덕, 도라지 등으로 만든 면은 특허상품이다. 웰빙을 목표로 했다는 메뉴가 식사가 아닌 보약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상한 소장의 추천메뉴는 '야초로 잔치국수'. 기름기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담백하게' 어울린다는 영산휴게소의 잔치국수는 조개와 새우가 들어간 해물육수가 특허 받은 면과 어울려 '잔치'를 벌이고 있다. 한 그릇에 3500원으로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함양휴게소 '청국장'

다른 휴게소와 차별화된 메뉴를 찾던 함양휴게소는 함양지역서 유명한 콩 품질을 믿고 승부를 걸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게르마늄을 함유하고 있는 흙이기 때문에 게르마늄 함량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이호석 조리실장이 추천하는 메뉴는 '청국장'이다. 따로 청국장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지금은 솔잎 청국장이나 생청국장 비빔밥까지 다양한 메뉴를 개발했고 직접 두부제조 과정을 볼 수 있다. 두부의 부산물인 비지는 양념과 버무려 밑반찬으로 내놓는다. 함양휴게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청국장 및 두부관련 음식의 원재료는 100% 국산 함양 콩이며, 가을에 함양 작목반과 계약을 맺어 휴게소에서 1년 동안 필요로 하는 4000kg 전량을 수매하여 저온창고에 보관해 오고 있다. 청국장 5000원.

산청휴게소 '산채비빔밥'

휴게소 실내를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자극하는 한약재 냄새. 숨만 들이쉬어도 건강해지는 듯한 기분이 드는 산청휴게소. 이곳 김주현 조리실장이 추천하는 요리는 '산채비빔밥'이다.

산청은 지리산에 가깝기 때문에 질 좋은 나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총 7가지 나물로 고사리, 표고, 취나물, 도라지, 건취, 당근채, 고기 등이 들어간다. 그래서 다른 휴게소에서 파는 콩나물이나 무채가 들어가는 비빔밥보다 재료비가 많이 들지만 재료를 아끼지 않고 팔고 있다.

또한 고추장도 메이커 고추장만 엄선해 다시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좋은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곳 비빔밥은 4계절 판매된다. 겨울에는 돌솥비빔밥으로 형태가 바뀐다. 이런 맛은 손님들이 먼저 알게 마련. 가끔은 비빔밥만 팔릴 때도 있다고 한다. 특히 휴가철이면 하루 700~800그릇 가량 팔려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고 한다.

서비스부문 ISO9001도 인증 받은 휴게소답게 음식 맛도 인증해 볼 만하다. 산채비빔밥 5000원.

남강휴게소 '아우라지 순대'

경남 서부와 동부를 잇는 중간에 위치한 남강휴게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뭘까. 김성윤 팀장이 추천하는 메뉴는 '아우라지 순대'다. 휴게소에서 인기리에 팔리던 사골국물과 진주지역에서 인기리에 팔리던 전통 피순대를 발견하고 접목해 만든 신규 음식인 셈이다. 일반 시중식당이 돼지 잡 뼈를 우려낸 국물에 내장과 순대를 넣었다면 남강휴게소는 24시간 이상 우려낸 사골국물로 빈혈·두통·어지럼증에 좋은 돼지 피를 전통방식으로 제조했다. 김성윤 팀장은 "장시간 운전과 매연에 노출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5000원.

사천휴게소 '돌게장 정식'

전종모 대리가 추천하는 메뉴는 '돌게장 정식'이다. 별주부전의 무대로 유명한 비토섬 주변에서 채취한 돌게를 재료로 조선간장에 달였다. 양념으로 비린 맛을 없애 단백질과 키토산의 보고로 알려진 게장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전 대리는 "하루 60~70그릇 정도 팔리는데 대중적인 메뉴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인기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휴게소에서도 한상 푸짐하게 차려놓고 '밥도둑'을 구경하러 가보자. 6000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