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의회가 28일 의사에게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안을 의결함으로써 네덜란드가 안락사를 합법화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확실한 특정 조건하에서 의사로 하여금 안락사를 실행하도록 하는 이 법안은 하원에서 104 대 40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상원이 승인하면 내년부터 효력을 발한다.

하원이 의결한 새 법안은 세 가지 조건 즉, 대상자가 불치의 환자여야 하고 고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심하며 환자가 이성적인 판단으로 안락사에 동의해야 의사가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지난 96년 이후 2565건의 안락사가 있었던 것으로 공식 집계되고 있으며 안락사의 90%는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하원의 이번 조치는 그 동안 네덜란드에서 관례상 묵인돼온 안락사를 사실상 합법화한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실제 행해지고 있는 안락사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락사를 실행한 많은 의사는 현행법상 징역 12년형을 받을 것을 두려워해 사실 공개를 꺼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안락사를 허용한 국가는 아직까지 없다. 다만 미국의 오리건주에서는 말기 중병 환자에게 일종의 안락사를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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