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씨 원작을 이희재씨가 그려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 고전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삼국지예요. 예나 지금이나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보고 많이 보는 것이 나관중의 삼국지고, 종류도 엄청나게 많이 나와 있죠.
그러나 이런 책들 중에서 중고생 이상이 볼 만한 삼국지를 꼽으라고 하면 이문열 삼국지나 김홍신 삼국지를 꼽죠. 그 이전엔 박종화가 평역한 삼국지를 많이 보았죠. 이들 삼국지는 다른 삼국지보다 좀더 쉽고 재미있고 내용 구성도 알차게 씌어졌기 때문에 많이 보고 있답니다.
이중에 가장 대표적인 책이 이문열이 옮겨 적은 삼국지 1권에서 10권(민음사 간)일텐데요, 이 삼국지는 지난 15년 동안 1800만 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랍니다.
하지만 중고생이나 성인에게는 이런 책이 있지만, 초등학생이 볼 만한 삼국지는 그 동안 없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한 두권짜리 만화삼국지는 내용이 너무 적고, 원작에 충실하기보다는 흥미에 초점을 맞춰서 삼국지가 가진 깊은 내용을 맛볼 수 없었답니다. 동화책으로 나온 삼국지도 믿을 만한 출판사에서 낸 믿을 만한 책이 없었어요.
지난 3월 어느 잡지에서 〈나 어릴적에〉란 만화로 지난해 한국 출판만화대상을 받았으며, 평론가들이 꼽는 해방이후 우리나라 최고의 만화 10편중 한편인 〈간판스타〉의 작가 이희재가 삼국지를 만화로 그리고 있다고 했을 때 이제 제대로 된 삼국지가 나오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책은 삼국지가 만화로 나왔다는 의미보다 이제야 어린이가 볼 만한 제대로 된 삼국지가 나왔다는데 있었죠. 작가는 누구나 꼭 한번은 읽고 넘어가야 할 삼국지의 산맥을 넘어가는 데 있어서 〈만화 삼국지〉가 다리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했죠.
그래서 잔가지는 치고 큰 줄기를 살리며, 울림이 있는 곳은 다가서고, 원작의 향기와 진미는 잃지 않도록 애를 썼다더군요.
천지가 요동해도 흔들림 없는 믿음의 관우, 감정에 충실한 용맹의 사나이 장비, 답답할 정도로 원칙을 지키며 어질기 그지없는 유비, 이상을 품고 초막에 누워 있다 유비를 따라나선 풍운의 지략가 제갈공명, 사람을 버리고 얻는데 실리를 쫓으며 천하 제패에 다가서는 조조, 배신의 대명사로 무도한 여포, 그 외에도 원소.공손찬.손견.손책.조자룡 등.
많은 영웅호걸들이 활개를 치는 삼국지, 삼국지 속에 등장하는 한을 가진 인물들은 고대 역사속의 인물인 동시에 2000 여년간의 시간을 걸어 내려와 오늘의 시대에 살아 숨쉬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답니다. 올해 말까지 10권으로 나올 만화 삼국지는 이번에 1차로 3권(1권-도원에 피는 의, 2권-구름처럼 이는 영웅, 3권-헝클어진 천하)까지 나왔습니다. 이문열의 삼국지가 모두 10권이니, 성인용 책 1권의 내용과 만화책 1권의 내용이 같다고 보면 된답니다. 이문열 원작. 이희재 그림. 아이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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