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한 영양에 항산화 효과 뛰어나...검은 밥, 검은 간식, 검은 안주

몇 년 전부터 우리의 식생활에 불어 닥친 컬러 푸드. 사실 모든 음식은 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음식이 컬러 푸드라 해도 무방하다. 그 색깔은 음식의 시각적 효과와 함께 영양학적인 특성까지 지니고 있다.

하지만 검은색 음식은 부패하거나 쓴맛을 연상시켜 식욕을 떨어뜨린다 하여 오랫동안 환영받지 못했다. 빨강·녹색·노란색에 비해 색감이 식욕을 자극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천대 받아오던 검은 음식들이 유행을 넘어 전통음식으로 자리잡기 위한 시커먼(?) 속을 드러내고 있다.

검은 음식의 영양학적 효과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 색소에서 비롯된다. 안토시아닌의 효과는 우리 몸이 산화하여 빨리 늙고 각종 질병에 쉽게 걸리는 것을 막아주는 항산화 작용에 있다.

검은색 음식은 색이 짙을수록, 열에 의해 볶을수록 항산화 효과가 커지고 혈액순환이나 소화흡수를 도와준다.

창원대 식품영양학과 이경혜 교수는 "몸에 좋은 블랙 푸드도 과하게 먹으면 영양의 균형성이 깨질 우려가 있다"며 "특히 만 1세 미만의 유아는 소화기능이 덜 발달되어 검은 쌀보다 흰 쌀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마산 0319아이한의원 옥상철 원장은 "검은색 음식은 비뇨기계통의 장기를 원활히 소통시켜 성호르몬 분비와 정력증강에 좋다"고 설명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블랙푸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장수미라고 불리는 검은 쌀은 안토시아닌 성분이 검은 콩보다 4배나 많을 정도로 다른 블랙 푸드에 비해 풍부하다. 검은 쌀은 현미상태이므로 검은 쌀로만 밥을 하게 되면 밥이 까칠까칠해져 먹기 어렵다. 그래서 흰쌀에 5~10%쯤 섞어 먹는 것이 적당하다.

검은 쌀을 즐겨 먹으면 면역력이 향상되고 각종 알레르기 질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검은 쌀의 안토시아닌 색소는 수용성(물에 녹기 쉬운 성질)이기 때문에 물에 오래 불리는 것은 피해야겠다.

편식하는 성장기 어린이들에겐 검은 두부를 사서 스테이크 크기로 자른 후 팬에 지져서 스테이크 소스에 찍어 먹이면 편식으로 불균형한 영양의 밸런스를 맞추어 준다.

검은 콩은 술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먼저 콩을 볶아 유리로 된 밀폐용기에 담고 콩 분량 4배의 청주나 소주를 붓고 어두운 곳에 2주간 보관한 후 콩을 걸러낸다. 이렇게 완성된 검은콩 술을 식후 소주잔으로 2~3잔 마시면 관절통이나 식은땀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불린 콩과 검은 깨를 밀가루와 튀김가루를 묻힌 후 튀겨낸 검은콩 튀김은 만들기도 쉽고 콩에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술안주로 안성맞춤이다.

이외에도 흑두부 보쌈도 추천할 만하다. 흑두부를 무생채와 함께 배추속대에 싸 먹으면 그 맛이 부드러운 돼지고기 부럽지 않다. 식물성 단백질이라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흑두부는 집에서 만들기도 힘들고, 주변에서 흔히 구입할 수도 없어 아쉽다. 두부 전문 음식점에서 간혹 흑두부를 맛볼 수 있다.

검은콩(서목태)을 볶아 먹는 것은 가장 쉽게 블랙 푸드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다. 타지 않도록 볶아 식힌 후 유리병에 넣어두었다가 꺼내 먹으면 된다. TV를 보거나 야외에 나갈 때 가지고 나가서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처럼 수시로 섭취할 수 있다.

검은콩은 믹서에 갈아 가루로 만들어 놓으면 그 활용범위가 넓다. 밥에 뿌려 먹어도 되고 요구르트나 우유에 타서 먹기도 쉬우며 뜨거운 물에 타서 구수한 차로 즐길 수도 있다.

또 아토피나 피부가려움증이 있다면 검은깨를 곱게 빻아 밥 위에 뿌리거나 두유 등에 넣어 먹으면 피부가 부드럽고 촉촉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밥을 지을 때 흑미를 첨가해 검은 쌀 누룽지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이것도 블랙푸드

블랙푸드에는 검은쌀, 검은콩, 검은깨 이외에도 김, 미역, 다시마, 블랙 올리브, 오징어 먹물 등 종류가 다양하다.

그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요리법이 개발되고 있다.

오징어 먹물은 음식의 부패를 막는 작용과 위액분비를 촉진하는 기능이 알려져 국수나 스파게티·빵 등에 고루 이용되고 있다.

또 소주에 건포도를 담가둬 건포도주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흑맥주와 흑설탕도 건강 블랙푸드로 손색없다.

특히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즙을 정제하지 않고 만든 흑설탕은 사탕수수에 포함된 미네랄이 풍부하게 남아있어 흰 설탕 대용으로 써도 좋다. 된장도 시간이 지나면 갈색에서 가무잡잡한 색으로 변하는데 이때가 영양이 더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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