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4·아스트라)가 올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에서 우승, 미국 무대 재정복을 향한 ‘용틀임'을 시작했다.



박세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그랜드사이프러스리조트(파 72·622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개막전 유어라이프바이타민스클래식골프대회(총상금 1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만 저질렀을 뿐 버디 9개를 뽑아내며 8언더파 64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이날 박세리가 친 64타는 99년 켈리 로빈스가 이곳에서 열린 핼사우스이너규럴대회 때 작성한 코스레코드와 타이.



박세리는 이로써 99년 11월 페이지넷 투어챔피언십 우승 이후 꼭 1년2개월만에 다시 LPGA 정상에 서면서 LPGA 통산 9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톱10'에 무려 11차례나 들며 늘 상위권에서 맴돌았으나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해 LPGA 진출 3년째 ‘무관의 여왕'으로 전락했던 박세리는 이번 개막전우승으로 상금 15만달러를 거머쥐며 ‘골프퀸' 등극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페니 해멀(미국)과 카린 코크(스웨덴)가 9언더파 207타로 공동 2위에 오른 가운데 전날 박세리와 공동 3위였던 김미현(24·ⓝ016-한별)은 초반부터 샷 난조로 잇따라 보기를 저지르며 1오버파 73타로 부진, 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시즌 첫 대회를 ‘톱10'으로 장식했다.



감기 기운으로 고전하면서도 전날 4타를 줄여 공동3위로 치고 올라갔던 박세리는 이날 정교한 아이언샷과 신들린듯한 퍼팅으로 무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박세리는 3번홀(파4·359야드)에서 세컨드샷을 홀 1m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아 상쾌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4번홀(파3·172야드)에서 온그린에 실패한 뒤 두번째샷마저 핀에서 5m나 떨어지는 바람에 보기로 주춤한 박세리는 5번홀(파4·352야드)에서 8m의 긴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본격적인 버디 사냥에 나섰다.



8(파3·140야드)·9(파4·379야드)·10(파4·330야드)·11번홀(파5·505야드) 등 4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해멀과 공동선두를 이룬 것.



특히 박세리는 14번홀(파4·322야드)에서 세컨드샷이 짧아 그린에 미치지 못했으나 그린 8m 밖에서 굴린 칩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가는 행운의 버디를 잡아내며 1타차 단독선두가 됐다.



기세가 오른 박세리는 15번홀(파5·509야드)에서 핀옆 3m에 세번째샷을 떨어뜨린 뒤 내리막 버디 퍼팅을 홀에 집어넣어 역시 버디로 추격한 해멀과 1타차를 유지했다.



박세리의 우승이 사실상 확정된 것은 16번홀(파4). 드라이브샷을 페어웨이에 안전하게 떨군 박세리는 세컨드샷을 핀 2m 옆에 절묘하게 붙인 뒤 이날 9번째 버디를 가볍게 잡아냈고 숨가쁘게 추격하던 해멀은 보기로 주저앉아 순식간에 3타차로 벌어졌다.



17번홀을 파로 막아 우승에 쐐기를 박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 찬스를 맞아 새 코스레코드 작성이 기대됐으나 퍼팅이 조금 짧아 아쉽게 타이기록에 만족했다.



박지은(22)은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선두권으로 부상했다가 후반 들어보기 3개와 버디 2개를 번갈아 기록하며 합계 2언더파 214타로 공동 17위에 머물렀다.



이밖에 간신히 컷오프를 통과한 장정(21·지누스)은 이븐파 72타로 타수를 더 이상 줄이지 못해 합계 2오버파 218타로 공동 41위에 그쳤다.



한편 ‘여자 우즈' 웹은 전날 4오버파에 이어 이날도 1오버파 73타를 치는 등 좀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219타로 공동 51위의 부진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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