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명예퇴직 방침에 반발해 지난 12일 결성된 한국중공업 관리자 노조가 설립 4일만에 400여 명이 가입하고 생산직 노조와도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는 등 이전의 제조업체 사무관리직 노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창원공단에서 제조업체 사무관리직 노조는 한국중공업이 4번째로 이에 앞서 지난 99년 통일중공업과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생산직 노조와 별도로 사무관리직 노조가 설립됐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대림자동차에 사무기술직 노조가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이들 사무관리직 노조는 대부분 구성원도 얼마 안되고 활동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통일중공업은 임금체불, 현대정공은 희망퇴직, 대림자동차는 인사상 불이익이 계기가 돼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대부분 현황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통일은 체불임금이 해소되고 사무국장이 ‘자의반타의반’으로 떠나면서 휴면 상태에 들어갔으며 현대정공은 회사가 인정하지 않은데다 구성원 대부분이 희망퇴직한 뒤 위원장만 남았다가 해고돼 실체가 없어졌다.



대림자동차도 여태껏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뚜렷한 활동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사무기술직 노조 임원의 과거 ‘노조 탄압’ 경력 때문에 생산직 노조와는 협력은커녕 적대적이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현대정공도 생산직 노조가 관리직 노조를 ‘소 닭 보듯’했으며 통일중공업도 비공식적으로 협력하는 선에서 머물렀었다.



하지만 한중은 생산직과 관리자 노조가 함께 이번 주부터 회사 안팎에서 항의농성과 집회를 벌이기로 하는 등 이전의 사무기술직 노조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또 생산직 노조의 사무실을 임시로 함께 쓰고 있으며 생산직 노조 간부를 초청해 ‘조직 확대 방안’ 등에 대한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중 관리자 노조의 진로에 대해 “구조조정이라는 현안이 사라지면 같이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생산직과 관리직 노조가 사안별로 협력하면서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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