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확실히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대였다. 해외 각종 영화제에서 연일 우리 영화의 수상소식이 끊이지 않았고, <쉬리>의 기록을 깨는 국내 최대 관객동원 영화가 탄생한 해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다음달 1일 열리는 제2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지난 16일까지 청룡영화상 공식 홈페이지 (bluedragon.sportschosun.com)를 통해 실시된 인터넷 투표 결과를 보면 최우수작품상 등 15개 부문 후보작(자) 명단에 오른 작품들과 배우들 중 어느 누가 영예의 트로피들을 받을 지 점쳐보기도 힘들 지경이다. 그만큼 올해는 한국영화사상 관객들에게는 축복의 해였다고 할 수 있다.

후보작을 보면 <공동경비구역 JSA>가 최우수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의 5개 부문, <춘향뎐>이 최우수작품상·감독상·여우조연상·남자신인상 등 4개 부문에 후보를 내놓았다. 또 올 봄 제37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5개 부문을 휩쓸었던 <박하사탕>이 최우수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 <반칙왕>은 최우수작품상·감독상·남우조연상, <오! 수정>이 최우수작품상·감독상·여자신인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외에도 <동감>이 남녀주연상·여우조연상·신인감독상의 3개 부문에 후보를 내놓았다.
이중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충무로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배우들의 각축전이 될 남·여우주연상 트로피의 주인공.

남우주연상 후보는 송강호·설경구·신현준·유지태·이병헌이 올랐다.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이념을 뛰어넘는 우정을 나누었던 송강호와 이병헌은 이제 양보없는 한판 싸움을 벌이게 된다. <넘버 3>를 시작으로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에 성공한 송강호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인간미 넘치는 북한군의 호연을 등에 업고 데뷔이후 처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이병헌 역시 자신의 영화 중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평을 들으며 남우주연상 자리를 넘본다.

고난도의 무술실력을 보여주었던 <비천무>의 신현준도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한편 지난해 나란히 신인상을 놓고 각축을 벌였던 유지태와 설경구는 불과 1년만에 남우주연상 후보로 우뚝 섰다. 설경구의 연기력이야 이미 입증 받은 상태고 <동감> <가위> <리베라 메> 등 올 한해 쉴새없이 달려온 유지태도 N세대들의 인기가 강력한 무기다.

여우주연상 후보 김하늘·심은하·이미연·이영애·전도연 역시 누가 상을 받더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

<8월의 크리스마스>와 <해피엔드>로 이미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경력이 있는 심은하·전도연은 각각 <인터뷰>와 <내 마음의 풍금>으로, 이미연은 <물고기자리>로 지난해 여우조연상에 이어 이번에 여우주연상을 노린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스크린 공포증을 해결한 이영애는 단번에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김하늘은 <동감>으로 데뷔 만2년만에 대선배들과 최고의 자리를 놓고 자리다툼을 벌인다.

누가 받든 누가 받지 않던 이들 모두 올 한해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모두 주목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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