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후 나흘째 곳곳 결빙 사고위험

“마치 눈이 녹기만을 바라며 내몰라라 하는 시민의식을 보는 것 같습니다.”

폭설이 내린지 3일이 지난 15일 오후에도 마산?창원지역의 이면도로와 골목길, 상가 인도 곳곳에서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운전자와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폭설이 내릴 경우 주택가와 상가지역 주민들은 직접 자신의 가게나 집 앞에 쌓인 눈을 쓸어내는 등 제설작업에 참여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행정당국에만 의존해 시민들의 참여의식이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창지역의 경우 폭설이 내린 지난 13일 시청공무원과 소방서 군부대 장병을 대거 동원해 중앙로 등 시내 주요 간선도로와 산인고개 밤밭고개 등 교통사고 위험지역에 대한 제설작업을 벌였으나 이면?소방도로 곳곳은 결빙 상태로 방치돼 있다.

더구나 폭설 이후 연일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잔설이 녹지 않은 채 노면에 그대로 얼어붙어 이면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으며 골목길 다니는 노인과 아이들도 종종 걸음을 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마산시 월영동 아파트 단지의 경우 간선도로는 비교적 제설작업이 잘 돼 차량통행에 불편이 없지만 산복도로에서 단지 앞으로 연결되는 내리막길을 비롯해 해운동 두산아파트 인근 소방도로 등 시내 이면.소방도로 곳곳이 결빙 상태로 방치돼 있다.

또 합성동과 회원동 등 일부 볕이 들지 않는 골목길도 빙판을 이루고 있지만 행정기관의 늑장제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만 높을 뿐 제설작업에 참여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골목길을 다니는 주민들은 빙판길에 미끌어져 엉덩방아를 찧는가하면 차량들도 헛바퀴질을 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주민 김삼균(63.마산시 대내동)씨는 “과거에는 상가와 주택가 주민들이 자신의 집앞은 물론이고 이웃 골목길까지 눈을 치우곤 했는데 예전같지 않다”며 “다들 치우지 않는 분위기여서 그대로 뒀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폭설에 늑장 대처하는 행정당국도 문제지만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옛날과 같이 주민 스스로가 문제의식을 갖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고방식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정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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